미래대응기금 두고 여야 충돌…“재정 안정화 저수지” vs “편법 저수지”

與 “재정 안정화 저수지”…미래 투자 강조
野 “편법 저수지·상시 추경”…국회 통제 우려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초과세수를 재원으로 신설하기로 한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성장에 투자하면서 세수 변동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안정화 저수지’라고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국회 통제를 피해 재정을 운용할 수 있는 ‘편법 저수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기금은 세수 확대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 자산으로 삼을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세수 결손이나 경기 둔화 시 재정을 보강하고 국채 상환 등 재정 건전성을 다지는 튼튼한 ‘재정 안정화 저수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배준영 국민의힘 간사의 항의 속에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바꿔 확보한 재원을 교육 분야에 다시 투자하기로 한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신 대변인은 “학령인구 변화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되 절감한 재원을 영유아부터 고등·평생 교육까지 안정적으로 투자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규모 세금을 별도 기금으로 관리하면 정부의 재정 운용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미래를 준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국민 혈세를 마음대로 쓰겠다는 것”이라며 미래대응기금을 ‘편법 저수지’, ‘상시 추경’이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기금 운용계획의 경우 일정 범위에서 국회의 사전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국민의힘은 초과세수를 처리하는 기존 재정 절차와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배 의원은 “초과세수는 지방재정과 교육교부금을 지급하고 공적자금을 상환한 뒤 국가채무를 갚도록 돼 있다”며 “기금으로 상당 부분을 먼저 가져가면 국가재정법에서 정한 절차대로 이행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신 대변인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함께 논의하고 원칙을 준수하면서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전날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을 발표했다. 기금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하고,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재정 보강이나 국채 상환에도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