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장미란(37) 씨 실종 사건의 허위 종결에 이어 지난달 신고된 또 다른 실종 사건도 허위로 종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신고된 실종 사건의 경우 실종자가 차후 숨진 것으로 드러나 최초 허위 종결되지 않았더라면 신속한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씨도 지난 5월 최초 신고 후 3개월이 지나는 바람에 허위 폐쇄회로(CC) TV 영상 자료가 지워지는 등 장씨 행방을 알 수 있는 증거들을 찾기 어려워졌다.
이는 A 경장이 장미란 씨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것과 똑같은 수법이다.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께 장씨 남자친구가 장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되자 A 경장은 장씨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장씨와 연락이 닿았고 무사하다"면서 "다만 장씨가 남자친구 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장씨 휴대전화에는 실종 이후 경찰관 등 어떤 통화 기록도 없었으며, A 경장에 대한 해당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도 통화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실제로는 '연락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종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A 경장은 장씨 사례의 경우 신고 2시간 30분 만인 5월 15일 오후 9시 16분께 사건을 종결 처리한 데 이어 같은 날 '실종자 프로파일링'(경찰 실종자 관리) 시스템상의 장씨 관련 관리목록 자료도 삭제했다.
경찰은 애초 장씨 실종 관련 사항이 경찰 내부 실종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없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추가 조사한 결과, 장씨 자료가 입력됐다가 실종사건 종료와 함께 삭제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변사 등의 특별한 사유의 유형을 입력해야만 실종자 프로파일링 관리목록에서 실종자 관련 자료를 삭제되는 만큼 경찰은 A 경장이 프로파일링 관리목록 자료를 삭제하려고 장씨가 숨졌다는 의미인 '변사'라고 입력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 담당자 단독 처리에 허점
A 경장 사건을 수사하는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이 실종수사팀에 근무하던 1년 치 실종 사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A 경장이 실종 신고가 들어오면 실종 신고자를 안심시키고 신고자와 실종자가 서로 연락이 되지 않도록 하며 '셀프' 종결한 사례가 더 있는지 캐고 있다.
현재는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를 통해 처리 적정성을 검토받더라도 프로파일링 시스템상 실종 해제는 담당자 본인이 직접 처리할 수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사실상 성인 실종 사건은 '선(先) 결재, '후(後) 보고' 형태로 운영되는 실정"이라며 "담당 수사관 외 상부가 초기부터 개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에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 18세 미만의 아동과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 등의 실종 사건을 처리하고 있으나 실종 성인에 대한 부분은 경찰 내부 지침을 따를 뿐 법률적 공백 상태다.
성인의 실종 신고에 대해 경찰은 '가출인 업무 처리 규칙'에 따라 '가출인'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수사와 적시 대응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이번 장씨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의 허술한 초동 대응은 현 시스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단순 상황만으로 담당 경찰이 판단해 종결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경찰청은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해제토록 '이중장치'를 마련 개선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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