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만으론 부족하다”…우니·캐비어에 명품 베개까지, 백화점 벌써부터 ‘추석 전쟁’

올해 백화점 추석 선물 경쟁이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한우·굴비·과일처럼 명절마다 팔리던 전통 선물에만 기대지 않는다. 성게알과 캐비어를 한 상자에 담고, 명품 크리스탈 잔과 100만원짜리 기능성 베개, 무선 이어폰까지 추석 선물 목록에 올렸다.

 

올해 추석이 9월 25일로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빨라지면서 주요 백화점들은 8월 중순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지난 14일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갤러리아백화점도 가세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전 지점에서 이달 21일부터 9월 6일까지 ‘2026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정육·청과·수산·건식품·델리·와인 등을 중심으로 약 300종을 마련하고 예약 기간 최대 30% 할인한다.

 

대표 상품은 최고 마블링 등급인 1++(BMS 9) A등급 한우만 선별한 ‘No.9 BLACK’이다. 등심·안심·채끝 등 선호도가 높은 부위를 중심으로 세트를 구성했다.

 

색다른 조합도 눈에 띈다. ‘갤러리아 프리미엄 오색진미 세트’에는 북해도산 성게알인 우니와 한우, 레드샤인머스캣, 캐비어, 유기농 올리브오일을 한데 넣었다. 자연송이와 프리미엄 청과·수산물, 자회사 비노갤러리아가 독점 수입하는 와인도 선보인다.

 

판매 채널도 넓힌다. 갤러리아몰뿐 아니라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마켓컬리, 쿠팡 등에서도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오프라인 점포에 집중됐던 명절 선물 수요를 온라인까지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14일부터 9월 3일까지 전 점에서 축산·수산·청과·그로서리 등 약 190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한다.

 

특히 인기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최대 2배까지 늘렸다. 롯데백화점의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추석 약 95%, 올해 설에는 약 120% 늘며 연이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품 구성도 달라졌다.

 

1++ 등급 한우와 풍미 소금을 묶은 ‘한우&소금’ 세트는 29만5000원에 선보인다. 명절 상차림 부담을 낮추기 위해 미리 쪄서 포장한 ‘영광 찐 보리굴비·참돔’은 17만5000원에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14일부터 9월 6일까지 370여 종을 예약판매한다. 지난해 추석보다 품목 수를 약 25% 늘렸다.

 

할인 폭도 크다. 한우는 5~10%, 굴비는 20~30%, 청과는 10~25%, 건강식품은 최대 65% 할인한다.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유통 단계를 줄인 ‘신세계 암소 한우’ 21종을 주력으로 내세웠으며, 8만9500원짜리 실속형 청과 선물세트도 새로 마련했다.

 

백화점의 ‘프리미엄 경쟁’과 동시에 10만원 안팎의 실속형 수요도 함께 공략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아예 선물의 범위를 식품 밖으로 넓혔다.

 

14일부터 9월 3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한우·굴비·청과·건강식품·주류 등 약 300종을 최대 25% 할인 판매한다. 예약판매 물량은 지난해 추석보다 약 20% 확대했다.

 

대표 식품은 ‘현대특선 한우 국 세트’로 정상가 43만원에서 41만원에 판매한다. ‘현대명품 사과 배 매 세트’는 27만원에서 25만원, ‘현대 영광 참굴비 죽’은 41만원에서 34만원으로 낮췄다.

 

눈길을 끄는 건 비식품군이다.

 

프랑스 크리스탈 브랜드 바카라의 텀블러 2개 세트는 38만원, 스웨덴 수제 침대 브랜드 헤스텐스의 기능성 베개는 100만원이다. 뱅앤올룹슨 무선 이어폰도 72만7000원짜리 추석 선물로 내놨다.

 

명절 선물을 ‘먹거리’에서 받는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사전예약 경쟁도 거세다.

 

롯데백화점몰은 추석 인기 품목 약 1만5000종을 최대 75% 할인 판매하고, 신세계백화점몰은 선물세트 운영 브랜드를 지난해 추석보다 16%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 하이’에서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최대 10%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현대백화점카드 결제 시 7% 추가 할인 혜택을 준다.

 

업계가 예약판매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명절 선물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 연이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백화점들의 추석 선물 경쟁은 ‘비싸고 좋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우와 굴비는 더 세분화하고, 비교적 부담이 낮은 상품은 늘리면서 온라인 할인까지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우니·캐비어부터 명품 리빙과 프리미엄 가전까지 가세했다. 명절 선물세트가 가족과 거래처에 보내는 정형화된 상품에서 받는 사람의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선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