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선생님”…정년 3개월 앞두고 떠난 참스승의 ‘선물’

정년퇴직 앞두고 이별…‘삶의 가치’에 헌신
전교생 90% ‘RCY’ 참여…간식에 텃밭도 가꿔
유가족 “배움과 성장 위해”…1600만원 쾌척

“선생님 수업이 가장 그립습니다.”

 

제자들이 세상을 떠난 한 교사를 기억하며 건넨 이 한마디에 그와 학생들 사이에 쌓인 유대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중학교 고 김종필 교사는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정년퇴직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중학교 고 김종필 교사. 충북교육청 제공

고인의 학교생활은 언제나 학생이 중심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했다. 또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전 가장 먼저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학생들도 등교하면 교실보다 교무실을 먼저 찾아 김 교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면 고인이 있는 교무실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 교사의 속 깊은 마음은 교무실 한편에서 빛을 발했다. 교무실을 찾는 학생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늘 간식을 준비해 두었다. 교사를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다가왔고 교무실은 사제간의 따뜻한 어울림 공간이 됐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하게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마음을 썼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중학교 고 김종필 교사가 학생들과 도로와 접한 학교 화단을 가꾸고 있다. 충북교육청 제공

그는 교직 생활 초창기부터 대한적십자사 청소년적십자(RCY, Red Cross Youth) 지도교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도왔다. 무극중학교에서는 전교생 90% 가까이가 RCY 활동에 참여할 만큼 호응을 끌어냈다. 그는 주말과 휴일에도 학생들과 체험활동을 나서고 지역 양로원 봉사와 연탄 나눔 등을 함께하며 ‘나눔과 배려’라는 ‘삶의 가치’를 전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향한 교육의 열정과 노력은 남달랐다. 사회과 교사로서 쉽고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실제 학교 용담뜰 텃밭에서 학생들과 함께 농작물을 심고 잡초도 뽑고 고랑도 만들었다. 상가와 접한 도로변에는 학생들과 화단을 가꿔 지역 사회에 화사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중학교 고 김종필 교사가 학생들과 허물없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충북교육청 제공

고인의 이런 참스승 모습은 교정에 영원히 남게 됐다. 충북교육청이 23일 김 교사 유가족이 최근 학생들을 위해 학교발전기금 16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유가족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기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열 무극중학교장은 “고 김종필 선생님은 늘 학생 곁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수업과 상담, 봉사를 통해 제자들에게 사랑과 배려를 몸소 보여주신 분이었다”며 “선생님께서 평생 보여주신 학생 사랑과 유가족이 전해주신 소중한 뜻을 이어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발전기금을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