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기존 주식과 채권을 비롯해 부동산 등 대체투자 영역까지 전 자산군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 원칙을 확대 적용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있는 기업들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국회는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 자산군을 확대하고 기금운용지침에 관련 기준 및 방법을 명시하도록 하는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도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명시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책임투자는 투자 자산을 선택하고 운용할 때 장기적·안정적 수익 제고를 위해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ESG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대체투자의 약 99%를 위탁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앞으로 위탁사 선정·점검 시 ESG를 반영해야 한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한다. 또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로부터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의 이행준수 여부를 담은 이행보고서를 받아 공개하고 이를 통해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에 대한 질적 평가를 100점 만점 본배점에 포함해 위탁자금 배정과 회수에 연동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ESG반영이 확대되면서 주요 상장기업들의 밸류업 정책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KB증권은 “국민연금 책임투자 법제화 조치가 시행되면 밸류업 정책의 이행 경로가 종전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행보고서가 개별 기업 단위로 공개되면 관여의 내용이 시장에 드러나고, 위탁운용사 평가가 자금 배정과 연동되면 위탁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유인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주식 위탁 비중이 국민연금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러한 변화는 시장 전반의 의결권 지형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배당·자사주·이사회 독립성 등 주주가치 관련 의제가 향후 주주총회에서 더 빈번히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KB증권은 “국민연금 지분이 크고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있는 종목이 배당·자사주·이사회 독립성 강화의 리레이팅 후보가 될 전망”이라며 “특히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분이 주가 수익률의 동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