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깎인 기초연금 규모가 최근 4년 사이 3배 가까이 불어나 지난해 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고 수급액이 많을수록 기초연금이 줄어드는 연계 구조 탓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결산 분석’ 자료를 23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액 연계에 따라 감액된 기초연금은 모두 804억4062만원이었다. 2021년(276억1574만원)의 2.9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초연금이 깎인 수급자는 38만9000명에서 84만20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예산정책처는 “기초연금 수급자 증가와 국민연금 제도 성숙에 따라 기초연금 감액 사례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현행 기초연금의 제도에서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올해 단독가구 기준 34만9700원)의 150%를 초과할 경우 기초연금 급여의 최대 50%를 깎는 구조로 운용된다. 일명 ‘연계 감액’ 제도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거나 수급액이 많은 가입자일수록 기초연금 감액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기반으로 한 사회보험 방식의 기여형 연금이고, 기초연금은 조세를 재원으로 하는 비기여형 공공부조적 성격의 급여다. 제도 성격상으로 구분은 되지만 실제로는 두 제도가 상호 연동되는 구조로 작동한다.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 연계 감액 방식이 공적연금 제도의 정책목표 간 충돌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기초연금이 최소 소득 보장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함께 고려하도록 설계됐는데, 결과적으로는 두 제도의 정책목표 간 긴장 관계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 수급액이 늘수록 기초연금이 감소하는 구조는 보험료 납부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소득 일부가 기초연금 감액으로 상쇄되는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간 관계는 단순한 급여 조정 문제가 아니라 공적연금 체계 전반의 구조와 역할 분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예산정책처는 “장기적으로 기초연금은 최소 소득 보장 기능에 더 집중하고, 국민연금은 보험료 기여에 기반한 소득 보장 기능을 담당하도록 제도 간 역할을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