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 1강 도약”… 기업 쪼갠 카카오

카카오AI, 카톡 ‘AI 에이전트’ 전환
카카오X, 계열사 관리·신사업 중점
5000만 이용자, AI 사용 전환 관건

카카오가 사업 추진력을 위해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에 집중하는 ‘카카오AI’와 주요 계열사를 키우고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카카오X’로 회사를 쪼갰다. AI 역량 강화를 통해 ‘AI 서비스 1강’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AI 사업 성과가 분할 이후 카카오 기업가치를 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하는 안을 결의했다. 카카오AI가 신설법인, 카카오X가 존속법인이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기존 주주는 이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는다.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1월27일 카카오AI는 재상장하고 카카오X는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AI를,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카카오X를 이끈다.

정신아, 김도영(왼쪽부터).

김 대표는 “지금 시점을 놓치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며 “이때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AI 서비스의 선두주자가 되는 중요한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분할 뒤 독립경영 체계를 구축한다. 카카오AI는 자회사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한다. 카카오AI가 가시적인 성과를 얼마나 빨리 내느냐에 분할 성패가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2030년 AI 일간활성이용자(DAU) 2000만명, 매출 6조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금까진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자체 AI 서비스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오픈AI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이용자를 선점한 상황에 5000만 카카오톡 이용자를 AI 이용자로 전환하고 광고·커머스 등으로 연결하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 대표는 “자회사 관리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분리하면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구조가 갖춰졌다”며 “AI를 중심으로 기존 광고와 커머스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드는 데 모든 자원을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를 관리하고, 스테이블코인, 피지컬AI, 글로벌 팬덤 등 신규 성장동력에 투자한다. 카카오X는 보유 자산 유동화와 주요 자회사의 투자재원 등으로 약 6조4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을 연평균 13.3% 성장시켜 10조원 이상의 성장 기반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분할에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셈법도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성격의 사업이 카카오 안에서 하나로 묶여 계열사별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려는 취지가 담겼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