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지 신기술 집약… 럭셔리 GV90 탄생의 비화

플랫폼·배터리·차체는 물론
생산 공장까지 새로 만들어
“가장 만들기 어려운 차였다”

“GV90은 단순히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의문을 던지는 과정이었습니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R&D)본부장(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에서 열린 제네시스 GV90 테크 브리프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차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네시스는 첫 초대형 고급 SUV인 GV90에 30개가 넘는 신기술을 적용하며 차체와 안전, 주행성능부터 이를 생산하는 공장까지 사실상 새로 설계했다.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는 “플랫폼과 배터리, 전원 체계, 차체 구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뿐 아니라 차량을 생산할 공장까지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본부장이 제네시스 GV90에 반영된 신기술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제네시스의 고민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은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제네시스는 차체 중앙 기둥인 B필러의 역할을 문과 차체 내부로 옮기며 ‘없앤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개방감을 키우면서 내부에 숨긴 보강 구조 덕에 차체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이대희 제네시스바디설계 실장은 “개방감을 얻기 위해 안전과 타협한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전 기술도 핵심 과제였다. 제네시스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실제 사고 데이터 약 3800만건을 분석한 뒤 사고 빈도 자체는 높지 않지만 발생했을 때 탑승객의 중상 위험이 큰 전복 사고에 주목했다. 그 결과 차량의 지붕 유리(선루프) 전체를 덮는 ‘루프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시속 110㎞로 달리던 GV90이 경사로를 타고 넘어가 전복되는 시험 영상이 공개됐다. 차량이 뒤집히자 루프 에어백을 포함한 12개의 에어백이 순식간에 작동해 탑승 공간을 감쌌다. GV90의 배터리 용량은 123.5㎾h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최대 수준이다.

허 상무는 “GV90에 담긴 기술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상품기획과 생산, 품질, 판매까지 전사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세우며 함께 완성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