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엔 뭔가가 있다/서진영 지음/어떤책/1만8000원
야구를 잘해서 성공한 것도, 수많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야구공을 들고 운동장에 모이는 아이들이 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부모를 둔 다문화가정 아이들로 구성된 ‘울산 스윙스’다.
‘스윙스엔 뭔가가 있다’ 는 2014년 창단돼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다문화 리틀야구단 울산 스윙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외국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 오주원과 사회복지사 이상민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야구를 통해 함께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다. 두 사람 모두 야구를 좋아했고, 한국 사회에 정착하려는 외국인들을 가까이에서 만난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용 훈련장도 없었고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다. 그저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 야구를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다. 튀르키예와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은 야구가 익숙하지 않았다. 언어와 문화도 달랐다.
그러나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이들은 조금씩 가까워졌다. 야구를 잘하지 못해도 괜찮았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운동장에 모여 함께 뛰고 웃는 일이었다.
울산 스윙스의 아이들은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것도, 상대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한 승리욕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야구를 계속한다. 함께 운동장을 달리고, 서로의 실수를 웃으며 받아들이고, 다시 공을 던진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아이들에게 소속감과 자신감을 선물한다.
특히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야구라는 공통의 언어를 통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다문화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도움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뛰고 경쟁하고 성장하는 동등한 구성원으로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울산 스윙스의 10년은 거창한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군가에게는 일요일마다 반복되는 평범한 야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공 하나가 국적과 언어, 문화의 차이를 넘어 아이들을 하나로 묶어준 10년의 기록은 우리에게 성공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잘하는 것보다 함께하는 것, 이기는 것보다 계속하는 것이 더 소중할 때가 있다. 울산 스윙스의 야구가 보여주는 가장 값진 승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