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하자 이란은 미국에 협조하는 걸프국에 보복을 가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일단 완화할 수 있겠으나 협상이 어그러진 상황에서 계속되는 적대적 대치 때문에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의 방침은 강경파를 주도하는 모흐센 레자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의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협상은 동력을 상실했다.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핵개발 포기 등을 요구하지만 이란은 생존의 열쇠인 호르무즈 해협을 섣불리 내줄 의향이 없다.
이란은 역내 미군 철수, 대이란제재 중단, 동결자산 해제 등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하지만 미국이 이런 패전국 배상급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없다.
강대강 대치의 초점은 군사에서 경제로 전환되는 조짐이지만 중동과 세계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가운데 중동 산유국들은 수출 물량을 계속 내보내려고 최근 몇 달간 석유 수송 파이프라인과 인프라 확장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계속되는 호전적 태도는 위기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미국이 전쟁의 중심축을 군사에서 경제로 옮겨도, 이란이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함에 따라 무력충돌 재발 위험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테헤란 소재 외교 전문가 모하마드 가데리는 NYT에 이란의 새 지도부가 "위협 대처 방식을 순수한 방어 조치에서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의 공격적인 접근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더 큰 비용을 부과하려고 한다"며 "이는 이란에 대한 적대적 행위를 지속하는 비용이 과거보다 이들에게 훨씬 더 광범위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봉쇄 작전으로 이란 경제는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최근에는 이란의 금융 거점 역할을 해온 아랍에미리트(UAE)가 최근 이란과 모든 무역 및 금융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어느 수준으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이 걸프국들을 자국과 공동 운명체로 인식하도록 하는 물귀신 작전을 쓸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영국 싱크탱크 부르스 앤 바자 재단의 에스판디아르 바트망겔리드 최고경영자는 "이란은 경제적 고립 때문에 UAE나 이라크 등 주변국에 더 의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레자에이 총장의 발언은 이란 주변국들의 운명 역시 이란과 엮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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