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만두’가 대구 대표 먹거리로…납작만두에 담긴 서민의 역사 [FOOD+]

밀가루·당면·부추 등 간소한 재료로 시작
1960년대 분식 문화 타고 대구 곳곳으로 확산
관광객들이 찾는 ‘대구10미’로 자리 잡아

만두라고 하면 고기와 채소가 가득 찬 두툼한 모양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대구에는 얇고 넓적한 ‘납작만두’가 있다. 당면과 부추는 ‘예의상 넣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적지만 기름에 바삭하게 구운 만두피와 특유의 식감으로 오랜 세월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지역 대표 음식이다.

 

대구 납작만두. 뉴시스

25일 대구시와 지역문화 자료에 따르면 납작만두는 1960년대 초 대구에서 등장했으며, 1963년 무렵부터 상품화돼 지역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시 공식 음식 정보 사이트인 대구푸드는 납작만두를 ‘대구10미’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며, 1960년대 초 대구에서 밥반찬이나 간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기존 만두를 간단한 형태로 재해석한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 6·25전쟁 이후 서민들의 식탁에서 시작

 

납작만두의 탄생 배경에는 전쟁 이후의 식량 사정과 1960년대 분식 문화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지역N문화에 따르면 당시 대구에서는 비교적 구하기 쉬운 밀가루로 만두피를 만들고, 당면과 부추, 파 등 소량의 재료를 넣어 납작하게 빚어 먹었다. 일반적인 만두보다 소를 적게 넣고 얇은 만두피를 기름에 구워내는 방식이다.

 

구하기 쉬운 재료를 활용한 간소한 조리법은 이후 대구만의 독특한 만두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60년대 분식 문화가 확산되면서 납작만두도 분식점과 시장 등을 중심으로 퍼졌다.

 

◆ 만두소 풍미 대신 고소하고 바삭한 만두피

 

납작만두는 얇은 만두피 사이에 부추와 당면 등을 소량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은 뒤 구워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풍성한 만두소보다는 노릇하게 구워진 만두피의 고소함과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대구에서는 간장과 대파, 고춧가루 등을 곁들여 먹거나 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다. 쫄면이나 무침회 등과 함께 먹는 방식도 있다. 

 

◆ 분식점과 시장 거치며 지역 음식으로

 

납작만두.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납작만두가 대구 곳곳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1960~1970년대 분식 문화와 분식점, 전통시장 활성화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정부가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혼·분식 장려정책을 추진하면서 밀가루 음식이 일상적인 먹거리로 확산됐다. 대구에서도 납작만두가 학생과 주민들이 즐겨 찾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학교 주변 분식점 등에서 판매됐다.

 

이후 납작만두는 대구 곳곳의 분식점과 시장으로 퍼졌다. 

 

대구 관광 자료는 미성당, 교동시장, 남문시장 등을 대표적인 납작만두 판매처로 소개하고 있다. 같은 납작만두라도 판매처에 따라 만두피의 두께와 만두소의 양, 조리법 등에 차이가 있다.

 

교동시장 납작만두는 얇은 피와 적은 소가 특징이며, 남문시장 납작만두는 상대적으로 만두소가 많은 편이다. 미성당 역시 오랜 기간 납작만두를 판매하며 대구의 대표적인 납작만두 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 ‘대구10미’로 자리 잡은 납작만두

 

대구시는 납작만두를 ‘대구10미’로 선정해 지역 대표 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납작만두는 과거 분식점과 시장에서 즐겨 먹던 간식에서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맛보는 지역 음식으로 범위를 넓혔다. 현재도 미성당과 교동시장, 남문시장 등에서는 업소별 특색을 살린 납작만두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