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관련 비거주와 거주를 구분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부 세제개편안 수정을 요구한 가운데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종부세 과세기준의 ‘원상복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세제개편안을 통해 정부가 종부세 과세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시가 20억원)으로 완화했는데,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급 확장재정 등 유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고가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역행한다는 취지다.
2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세제개편안을 통해 1세대1주택의 과세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과세대상 1주택 중 거주용 1주택은 기본공제금액을 14억원으로, 비거주는 9억원으로 차등화했다. 종부세 세율의 경우 다주택자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맞추겠다고 밝혔는데, 시가 29~35억원 수준인 과세표준 6억원 이하의 경우 세율은 현행 수준이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여당 내에서는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김민석 민주당 당대표는 전날 열린 고위당정에서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정부 세제개편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며 세제개편안 조정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거주·비거주 차등을 없애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한 ‘재검토’라고 지적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종부세 자체가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만 부과되는 세금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주택 소유자 약 1598만명 중 주택분 종부세를 내는 개인은 약 3% 정도다. 1세대1주택 납세자는 약 1%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부가 과세기준을 시가 20억원 정도로 높일 경우, 서울에서만 5만6870호(전국 7만5803호)가 종부세 과세 기준에서 벗어난다. 특히 기존 12억원 초과 공동주택 중 강동구에서는 81.9%, 마포구와 동작구에서는 각각 58.8%, 55.8%의 주택이 14억원 기준 아래에 해당돼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 과세대상 감소효과가 두드러진다”면서 “이는 정부가 내세운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 중심 과세’라는 개편방향과 모순된다. 주택가액에 따라 과세하겠다면서 ‘1주택’이라는 이유로 과세 진입기준을 높여 상당수 고가주택을 제외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세제개편안 조정 관련 당정 협의 순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거주와 비거주 구분을 없애는 방안 이전에 과세기준을 합리적으로 바로잡는 일이 먼저라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1세대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기준을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려 상당수 고가주택을 아예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한 것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과세기준 상향 효과가) 최근 집값 상승폭이 컸던 서울 주요 지역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기준을 높인 정책적, 정치적 고려가 무엇인지 정부는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민주당이 지금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은 1주택자 특례 확대가 아니다. 우선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린 1세대1주택자 종부세 과세기준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고가주택에 대한 보편적인 과세 기반부터 회복해야 한다”면서 “그 위에서 실거주자에게 어떠한 합리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실제 납부능력이 부족한 고령자에게 어떤 납부유예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