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주머니 털더니… 곰·해충 잡는데 쓴 일본

출국세 3배 인상한 후 전용 논란
“여행환경 정비 취지 위배” 지적

일본 정부가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 문제 해결을 위해 쓰겠다며 지난달부터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를 3배로 올렸으나, 늘어난 세수 대부분이 곰 포획이나 벚나무 해충 방제 등 관광과 무관한 사업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000엔(약 8700원)이던 일본 출국세는 지난달 1일부터 3000엔(2만6000원)으로 올라, 올해 세수는 지난해 대비 810억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일본 도쿄의 나카미세 거리에 관광객들이 모여 있다. EPA연합뉴스

이 중 일본인이 내는 출국세에 상당하는 164억엔은 일본인 여권 발급 수수료를 인하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부담 증가분에 해당하는 나머지 646억엔만 과잉관광 대처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사용되는 셈이다. 출국세는 국적과 무관하게 일본을 떠나는 항공기, 선박 요금에 추가되는 형태로 징수된다.

 

그러나 곰 포획 및 생태 조사 예산 62억엔 중 60억엔이 출국세 세수 증가분으로 채워졌고, 벚나무 해충 방제 사업은 예산 6억엔 전액을 출국세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밖에 지난해 일반재원으로 이미 추진됐던 국립문화재수리센터 설계비 1억3000만엔이 이번에 출국세 재원으로 변경 편성된 것을 비롯해 미디어예술내셔널센터 정비비 1억7000만엔 등이 출국세로 충당됐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 안에서도 ‘본래 세금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출국세는 법률상 사용 목적이 ‘여행 환경 정비’ 등으로 제한된 사실상 목적세이기 때문이다.

 

주로 일본인이 혜택을 받는 곰 대책 등에 출국세가 전용되는 것은 교육 무상화,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 등이 대체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행됐기 때문이라고 재무성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