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합리적 보수까지 품어… 구조적 다수로 ‘연속 집권’ 포석

김민석, 대통합 드라이브 왜?

앞으로 1년 전국단위 선거 없어
차기 선거 정치 지형 재편 적기
김 “합당 안되도 무조건 연대를”
신장식 대표 “양당 신뢰 회복부터”

金, 추진단에 영입·확장분과 설치
범진보 결집 속 ‘외연 확장’ 의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취임 직후 범여권을 아우르는 대통합 작업에 착수한 것은 앞으로 1년을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의 정치 지형을 재편할 적기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개혁·진보 정당과의 관계를 재정비하면서 중도와 합리적 보수까지 지지 기반을 넓혀 향후 총선·대선 승리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지 연합이 선거를 거치며 공고해질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구조적 다수’, 나아가 연속 집권의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훈 진보당 대표를 예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범진보 재편 시동… 연대·합당 추진

민주당이 먼저 손을 뻗은 곳은 개혁·진보 진영이다. 김 대표는 24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종훈 진보당 대표, 문미정 기본소득당 대표 권한대행을 잇달아 만나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합추진단에도 진보연대분과와 조국혁신당연대분과를 별도로 둬 각 정당의 상황에 맞춰 연대와 합당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혁신당과는 합당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김 대표는 신 대표에게 “합당을 하든 하지 않든 무조건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원과 혁신당원이 모두 찬성하고 민주당의 당명과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모든 범여권 정당을 민주당으로 흡수하기보다 합칠 수 있는 세력은 합치고, 독자성을 유지하려는 정당과는 연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혁신당은 속도 조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 대표는 “양당 사이에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부터 치유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논의된 정치개혁 과제에 민주당이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내년 4월을 양당의 신뢰 수준을 가늠할 시점으로 제시했다. 내년 4월은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데다 23대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이다. 이때를 전후해 범여권의 선거연대와 후보 조정 논의까지 본격화할 수 있어 각 당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문제가 대통합 작업의 변수로 꼽힌다.

◆외연 확장… 李 ‘구조적 다수’ 포석

김 대표의 구상은 범진보 결집에만 머물지 않는다. 추진단에 영입·확장분과를 별도로 설치한 것도 민주당 밖 인재와 중도층, 합리적 보수까지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내부 단합과 지속적인 외연 확장을 함께 주문하며 ‘구조적 다수’를 강조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김 대표 역시 전대 과정에서 정치적 지향이 같으면 통합하고 차이가 있으면 연대하면서 그 밖으로 외연을 계속 넓혀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범여권의 표와 조직을 결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조국혁신당·진보당 등과의 연대로 기존 지지층의 분산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중도·보수층까지 지지를 확장해야 총선과 대선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합추진단에 진보 진영과의 연대를 맡는 조직과 외부 영입을 맡는 조직을 따로 둔 것도 두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민당식 ‘넓은 우산’… 장기 집권 구상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런 구상을 일본 자민당의 장기 집권 기반과 비교하기도 한다. 자민당이 농촌과 기업, 도시 중산층, 지역조직 등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집단을 폭넓은 정치적 기반 안에 묶어 장기간 우위를 유지해 온 것처럼 민주당도 핵심 지지층 바깥의 세력을 안정적으로 붙잡아두려 한다는 것이다. 자민당식 체제를 그대로 지향한다기보다 성향과 이해관계가 다른 유권자층을 장기간 하나의 지지 연합 안에 머물게 한다는 점에서 비교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장기 집권론 자체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이해찬 전 대표는 2018년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민주정부 20년 연속 집권을 위한 당 현대화 작업도 시작하겠다”고 했다. 현재 구상의 첫 시험대는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이다. 범여권 연대와 중도·보수 외연 확장이 실제 선거에서 성과를 내고 그 지지 기반이 유지될 경우 장기적인 정치적 우위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이 전 대표 묘역을 참배해 “단순한 총선 승리가 아니라 20년, 30년 민주당의 황금시대를 바라보면서 연속 집권의 판을 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