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복정2지구를 사전청약한 신혼부부들이 수년간 본청약을 기다린 끝에 5억원대였던 추정 분양가가 8억원대로 뛰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본청약과 입주가 당초 계획보다 수년씩 늦어진 사이 분양가가 최대 50%가량 오르면서다. 폐지된 공공분양 사전청약 제도의 후유증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약자들은 공공의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이 자신들에게 전가됐다며 분양가 재검토와 피해 구제를 요구하고 있다.
24일 성남복정2지구 A1블록 사전청약 피해자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분양가 재검토와 사전청약자 구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복정2지구 A1블록은 2021년 12월 사전청약 당시 전용면적 55㎡ 추정 분양가가 5억3000만원대였다. 하지만 이달 본청약에서 같은 면적의 분양가는 7억9831만원으로 책정됐다. 대책위는 특히 성남지역의 다른 공공주택지구와 비교해 복정2지구의 분양가 상승 폭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인근 복정1지구의 경우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와 비교해 본청약 분양가가 거의 오르지 않은 반면, 복정2지구는 3억원 가까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최근 본청약을 진행한 낙생지구를 비롯해 금토·위례·대장지구 등 성남지역 신혼희망타운과 비교해도 복정2지구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청약자들이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업 지연이다. 복정2지구는 사전청약 당시 2023년 4월 본청약을 진행해 2025년 12월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청약은 올해 8월로 약3년4개월 늦어졌고 입주 예정 시점도 2030년 5월로 4년5개월가량 밀렸다. 사전청약부터 실제 입주까지 8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공급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됐다. 복정2지구 A1블록은 당초 1026가구 규모로 계획됐지만 지구계획 변경 등을 거치며 892가구로 줄었다. 대책위는 사업 지연과 공급 물량 축소 과정에서 늘어난 사업비가 결국 분양가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대책위는 항의 서한에서 복정2지구 분양가를 인근 공공주택지구 수준으로 재검토해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를 고려해 발코니 확장비와 내부 옵션 등을 지원하고, 주택도시기금 대출 한도를 분양가의 70%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요청했다. 한 대책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믿고 수년을 기다린 사전청약자들에게 사업 지연의 책임과 비용까지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실질적인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