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같이 들어도 신체 시계는 다르게 흐른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누군가는 70세에도 청춘의 활력을 유지하는 반면, 누군가는 빠르게 기력을 잃는다. 건강한 노화를 위해 어떤 신체 습관에 신경 써야 할까.
◆ 운동했다고 계속 앉아 있어도 될까…48만명 추적했더니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만 타이베이의대 연구진은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48만1688명을 평균 12.85년 추적해 직장에서 앉아 있는 정도와 사망 위험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주로 앉아 일한 사람은 대부분 앉지 않고 일한 사람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6%,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34% 높았다.
반면 일하는 동안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 사람은 대부분 앉지 않고 일한 사람과 비교해 전체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높지 않았다.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람도 신체활동량을 늘리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소 신체활동이 적은 사람은 하루 15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은 30분가량 더 운동했을 때 대부분 앉지 않고 일하는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사망 위험이 낮아졌다.
연구 결과는 2024년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 70세에도 건강한 사람들…중년 식습관 살펴봤더니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 먹는 음식에도 신경 써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와 캐나다 몬트리올대 등 연구진은 미국 성인 10만5015명의 식습관을 최대 30년간 추적해 중년기 식사와 건강한 노화의 관계를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Nature Medicine’에 실렸다.
연구진은 70세까지 주요 만성질환 없이 생존하고 신체·인지 기능과 정신 건강을 유지한 경우를 건강한 노화로 봤다.
분석 결과 과일·채소·통곡물·견과류·콩류·불포화지방 등을 많이 먹고 트랜스지방·나트륨·당류 음료·붉은 고기·가공육은 적게 먹은 사람일수록 건강한 노화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 몇 시간 잤나보다 ‘언제 자고 일어났나’도 중요
잠은 충분히 자는 것뿐 아니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2023년 국제학술지 ‘eLif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은 규칙적인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은 영국 성인 8만8975명의 수면과 활동을 손목 측정기로 7일간 기록했다. 이후 평균 7.1년간 참가자들의 사망 여부와 원인을 추적해 수면 규칙성과 사망 위험의 관계를 분석했다. 수면 규칙성은 여러 날에 걸쳐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얼마나 일정한지를 말한다.
수면 규칙성 지수가 하위 5% 수준인 사람은 중간 수준인 사람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53% 높았다. 심혈관질환이나 암으로 사망할 위험도 수면이 불규칙할수록 높았다.
◆ 주름·흰머리만 볼 게 아니다…노쇠 의심 신호는
주름이나 흰머리가 많다고 반드시 다른 사람보다 빨리 늙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노화’와 신체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노쇠’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and Aging’에 발표된 전문가 합의문에 따르면 노쇠는 몸의 회복력이 떨어져 질병이나 부상 같은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진 상태다. 나이에 따른 신체 변화뿐 아니라 질병과 생활 습관, 영양 상태, 복용 약물, 심리·사회적 요인 등이 함께 작용해 나타날 수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쉽게 지치고, 걸음이 느려지거나 근력이 떨어지고 활동량이 감소한다면 노쇠를 의심할 수 있다.
노쇠는 나이가 든다고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신체활동·영양 관리·만성질환 치료·복용 약물 점검 등을 통해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고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