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수업이 끝난 학교 체육관 문이 열리고 인근 주민들이 들어와 운동을 시작한다. 오후 10시 마지막 이용자가 빠져나간 뒤 문이 저절로 잠기고, 학교에 설치된 센서가 배관과 전기 설비 등 시설 이상 징후를 살핀다. 다음 날 학교 문이 열리기까지 상주하는 관리 인력 없이도 시설 안전을 살피는 구조다.
저녁과 주말 시간대 체육관을 개방하는 학교가 늘면서 외부인 침입 방지를 넘어 이용자 안전과 시설 관리를 아우르는 종합 안전 솔루션이 부상하고 있다. 생활체육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정부가 학교 시설 개방을 확대하고 있지만 관리 인력 부족과 안전사고, 노후 시설 관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난해 국민생활체육조사를 보면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이유로 ‘체육시설 접근성 부족’을 꼽은 비율은 31.3%에 달했다. 학교 체육관이 생활권 체육시설 대안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이에 정부도 내년까지 학교복합시설 200개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방 시간이 늘어날수록 사고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학교안전사고 22만136건 중 체육 활동 관련 사고는 13만3487건으로 60.6%를 차지했다.
시설 개방 시간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도 중요하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지하 1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학생과 교직원 100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지능형 학교 안전 패키지는 화재 징후와 위험구역 진입, 배회, 담장 침입, 학교폭력, 흡연 등 7가지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이상 신호가 포착되면 담당자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전달되고 학교와 교육지원청에서 현장을 동시에 확인하는 구조다.
사람이 없는 시간에는 건물 자체가 관리 대상이 된다. 급배수 배관 등 설비는 건물보다 수명이 짧아 누수나 전기 설비 이상이 뒤늦게 발견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에스원은 인천지역 학교 60곳을 대상으로 배관과 전기 설비, 화재수신반 등에 센서를 연결해 이상 신호를 24시간 감지하는 누수 대응 컨설팅을 하고 있다. 물이 천장에서 떨어진 뒤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압력과 설비 신호 변화 단계에서 이상을 알아채는 방식이다.
에스원 관계자는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은 학교 시설이 안전하게 개방되려면 출입 관리뿐 아니라 이용자 안전과 설비 상태까지 함께 확인하는 운영 체계가 뒷받침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