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서를 시작으로 서울의 강남경찰서 그리고 이제는 제주지방경찰청으로까지 경찰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사건들만으로도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는데, 이제 기소와 수사의 완전 분리로 경찰 수사권이 더욱 확대되고 강화되면 사건의 암장이나 유착 비리 등 각종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그만큼 더 커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경찰의 수사 부실이나 문제가 예전에는 검찰의 재수사나 재수사 요구로 바로잡을 수도 있었고, 걸러질 수도 있었으나 이제는 모든 수사 관련 문제를 경찰 스스로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찰 수사 비리나 비위가 발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단순하고 분명한 답은 경찰 수사 역량과 인력의 문제, 즉 경찰의 수사 역량과 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과연 그럴까? 경찰 수사 인력의 부족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경찰 인력 구조와 인력 운용의 문제이지 전체적인 경찰 인력의 부족은 아니다. 11개나 되는 지나치게 많은 계급의 수는 곧 지휘 감독 인력의 과다로 일선 현장 인력을 부족하게 만든다. 일선 현장 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3∼4개 계급을 나머지 7∼8개 계급이 관리 감독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기능별 지나친 세분화에도 인력 낭비 요소가 숨어 있다. 행정 지원 인력의 과다로 일선 현장 인력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인력 부족의 문제는 계급의 축소 등 계급구조와 기능의 통폐합 등 조직구조의 개혁으로 현장 인력을 극대화하고, 탕정 제도의 적극적 도입과 활용으로 현재 경찰 기능과 업무의 상당 부분은 민영화(privatization)하며, 행정 지원 인력과 내근 사무 요원의 민간화(Civilianization)로 제복 경찰관의 대부분이 현장 인력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경찰 업무와 기능에 대한 과학화와 기술화의 극대화도 필요 인력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수사 역량에는 문제가 없는가? 우리 경찰 전체적인 수사 역량은 매우 우수하다. 우리 경찰의 높은 사건 해결률(Clearance rate)이 우리 경찰의 수사 역량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왜 수사 역량의 부족이 매번 지적되고 있을까? 이는 사람과 조직 모두의 문제로 귀결된다. 알려진 대부분의 사건이 경찰 전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 일탈에 더 가깝다. 개인적 일탈은 곧 사람의 문제이고, 이는 경찰관 선발과 채용 그리고 인사관리의 문제로 직결된다. 시험 성적과 체력 위주의 선발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사명감과 적성 그리고 업무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선발되어야 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