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나흘간의 추석 연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예약 88%가 비행시간 5시간 이내의 근거리 국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역시 209만 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추월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을 찾는 외국인과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 모두 중국과 일본 등 가까운 이웃 나라로 발길이 쏠리는 뚜렷한 역내 교차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 추석 연휴 나흘, 비행 5시간 안쪽으로 몰린 발길
이러한 흐름은 다음 달 추석 연휴 예약 데이터에서 뚜렷하게 확인된다. 하나투어가 지난 20일 기준으로 9월 24일부터 27일 사이 출발하는 기획여행 상품 예약을 집계해 25일 공개했다.
그 결과 근거리 지역 비중이 전체의 약 88%를 차지했다. 올해 추석 연휴는 공휴일 기준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이다.
지역별로는 중국의 예약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일본과 동남아가 뒤를 이었다. 중국은 가을철 인기 여행지인 장자제와 백두산을 중심으로 자연 휴양 수요가 몰렸다.
또 무비자 정책에 따른 항공 노선 확대와 맞물려 상하이 등 대도시 예약도 늘어나 자연 관광지와 도심으로 수요가 나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테마파크와 쇼핑 시설을 갖춘 오사카가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온천으로 유명한 북큐슈는 부모와 함께 떠나는 여행객에게 각각 인기를 끌었다.
출발일별로는 연휴 첫날인 9월 24일이 4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연차를 하루 사용해 출발하는 23일이 24%로 뒤를 이었다.
연휴 첫날과 전날에 전체 예약의 약 66%가 집중된 것이다.
◆ 숙소 검색, 후쿠오카부터 다낭까지 아시아 집중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의 숙소 검색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아고다가 올해 5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한국 여행객의 추석 연휴 숙소 검색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외 여행지는 일본 후쿠오카와 도쿄, 오사카, 베트남의 다낭, 나트랑 순으로 검색량이 많았다.
상위 다섯 곳 가운데 세 곳이 일본인 셈이다. 국내 여행지는 제주와 부산, 서울, 속초, 경주 순으로 많이 검색됐다.
검색량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기존의 인기 순위 밖에 있었다.
해외에서는 홍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늘었고, 국내에서는 거제가 556%, 통영이 522% 증가하며 새로운 인기 지역으로 떠올랐다.
◆ 외국인 방한객 209만 명 돌파, 중국인 77만 7000명으로 1위
들어오는 발길 역시 근거리 국가가 주축이다. 지난 25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7월 방한 외래객은 약 209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약 173만 3000명)보다 20.8% 늘었다.
이는 2019년 7월과 견주면 무려 144.6% 증가한 수치다.
시장별로는 중국이 77만 7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33만 명, 대만 26만 1000명, 미국 15만 명, 홍콩 7만 6000명이 뒤를 이었다.
중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온 관광객만 약 110만 7000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회복 속도는 대만이 가장 빨랐다. 2019년 같은 달과 비교한 회복률은 대만이 229.4%로 두 배를 넘었으며, 이어 미국 154.4%, 중국 149.6%, 홍콩 129.1%, 일본 120.2% 순이었다.
누적 방한객도 가파르게 늘어 1월부터 7월까지 방한 외래객은 약 128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3% 많았고, 2019년 같은 기간의 129.5%를 기록했다.
◆ 양국 비자 문턱 완화, 한중일 역내 관광 가속화 이끌어
방한 관광객의 증가와 달리 내국인 출국은 다소 제자리걸음이다.
7월 국민 해외관광객은 약 241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약 243만 5000명)보다 0.7% 줄었다. 2019년 7월과 견주면 91.6% 수준이다.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이 몰린 배경에는 두 나라가 잇따라 낮춘 비자 문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비자 없이 들어와 15일간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제주는 개인과 단체 모두 3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중국도 지난해 11월 한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을 올해 12월 31일까지 1년 연장했다. 법무부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제도를 중국의 허용 기간에 맞춰 연말까지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올해는 짧은 연휴 기간과 고물가 기조가 맞물리면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가성비 단거리 여행’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 여행 플랫폼의 트래픽을 종합하면, 소비자들은 비행시간 5시간 이내의 목적지를 우선 필터링하며 체류비 방어가 가능한 아시아권으로 선택지를 좁히는 경향을 보인다.
양국의 선제적인 비자 면제 조치는 이러한 심리적·경제적 장벽을 대폭 낮추었으며, 향후 단기 휴가철마다 한중일 역내 관광 쏠림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