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수차례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의 거부로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기업이 행정절차를 문제 삼아 공정위 조사를 거부해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전 통지 위반” vs “증거 인멸 우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19일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쿠팡이 특정 상품 가격이 경쟁 온라인몰보다 비쌀 때 자동으로 쿠폰을 발행해 소비자가를 낮추는 ‘가격 맞춤형 쿠폰’을 운영하며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쿠팡은 그러나 행정조사기본법에 명시된 7일전 사전 통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사전에 내용을 알릴 경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커 사전 통지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공정위는 19∼21일, 24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빈손으로 복귀했다. 쿠팡은 더 나아가 법원에 현장조사 결정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이런 사실이 알려진 24일 공정위는 철수를 결정했다.
쿠팡 측은 “올해 1월부터 적법한 현장조사에는 전적으로 협조해왔다”며 “조사 대상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사전통지 의무를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정위 측은 “자료 은닉이나 현장 진입 방해 사례는 있었어도 대규모유통업법과 관련해 법 적용 자체를 문제 삼으며 조사에 불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후속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우량 소형주 억울한 퇴출 막는다…상폐요건 ‘미세조정’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 개편 과정에서 흑자기업이 상장 폐지되지 않도록 하는 ‘미세조정’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은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안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최근 시가총액 요건 상향으로 우량 기업마저 퇴출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구체적인 안전장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전날 국회에서 “전면적인 정책 변경은 쉽지 않지만, 미세조정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7월부터 적용된 상장유지 시가총액 요건은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됐고, 내년 1월부터는 각각 500억원·300억원으로 높아진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이 된다. 하지만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며 재무구조에 문제가 없는 기업이라도 시총 규모가 작으면 퇴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시장 안팎에서는 시총이 기준을 밑돌더라도 일정 기간 흑자를 유지하고 뚜렷한 현금창출력이 입증된 기업에는 퇴출 전 추가 회복 기간을 부여하는 등 복수 기준 도입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시적인 흑자를 넘어 이익 지속성과 실제 재무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단일 가격 지표의 맹점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1000원 미만의 동전주 퇴출 요건 역시 절대적인 가격 수치로만 퇴출을 결정하기보다는, 저가주 상태의 지속 기간과 실제 기업가치 훼손 여부를 종합적으로 따지는 방향으로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최근 코스닥 재편을 다룬 보고서에서 “기업의 단순 규모보다 지급능력, 계속기업 가능성, 내부통제 무결성, 유동비율 등 질적 요소를 반영한 지표 등으로 확대해 (기준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짚었다.
◆가계대출 규제 덜 받은 20대… 2분기 주담대 평균액 40대 추월
올해 2분기 2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액이 40대를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가계대출 규제로 대부분 연령대에서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감소한 반면 20대는 정책대출 등을 통해 전 분기보다 많은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차주(대출자)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 평균(2억829만원)은 전 분기보다 2110만원 줄었다. 감소 폭은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2분기 신규 취급액도 2024년 4분기(2억648만원)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적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20대는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1분기보다 392만원 증가한 2억3217만원으로 전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20대 신규 취급액은 2023년 1분기 이후 3년3개월 만에 40대(2억977만원)를 앞질렀다.
반면 40대 신규 취급액은 전 분기 대비 감소폭(-3537만원)이 가장 컸고 이어 30대(-2632만원)와 50대(-1281만원), 60대(-1069만원) 순이었다.
20대는 40대보다 소득이 적고 낮은 가격대의 주택을 매수할 확률이 높지만, 2분기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주담대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역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 금융권 대출 관리강화 영향으로 차주당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이 감소했다”면서 “20대의 경우 무주택자, 생애최초 대출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아 신규 취급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신규 주담대 비중을 보면 30대가 주택 매매 시장을 주도했다. 30대의 비중은 43.7%로 전 분기(41.4%)보다 커졌다. 40대(24.5%), 50대(15.9%), 60대 이상(9.9%), 20대(6.0%) 등이 뒤를 이었다.
주담대 외에 신용대출·전세대출 등을 포함한 차주당 2분기 가계대출 평균 신규 취급액은 3414만원으로 1분기보다 128만원 줄었다. 2023년 1분기(3344만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신규 취급액이 아닌 차주당 가계대출 평균 잔액은 2분기 979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50만원 늘었다. 주담대 평균 잔액은 1억6193만원으로 187만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