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재정 위기 극복과 조직개편을 이유로 올 하반기 정기인사를 내년 1월로 급작스럽게 연기하면서 도 안팎이 혼란에 빠져들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예산 재조정과 사업 재구조화가 인사보다 선행돼야 한다”며 배수진을 쳤으나 도 공무원노동조합은 “사상 초유의 반쪽 인사”라며 투쟁을 예고했다.
2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1일 오후 내부 공지를 통해 당초 8~9월 중 실시 예정이던 정기인사를 5개월 미룬다고 발표했다. 조직진단을 통해 유사·중복사업을 정비하고 부서 간 칸막이를 해소하는 조직개편을 먼저 진행한 뒤 인사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조직개편 전에 인사를 단행할 경우 단기간에 재배치가 되풀이되는 등 행정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2~5급 간부 인사는 전면 보류됐고 6급 이하만 결원 보충 차원에서 소폭 인사가 이뤄진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정 편의를 위해 기초지자체의 행정 공백을 방치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성남시도 입장문을 내고 “공백이 장기화하면 의사결정과 현장대응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공직사회의 불만은 일률적 재정 구조조정 여파로 ‘제5차 환경보전계획’ 등 법률에 명시된 중장기 법정 의무계획 수립 용역마저 일괄 중단되면서 팽배하고 있다. 도 내부에선 단순 행사·용역과 필수 법정계획을 구분하지 않은 구조조정으로, 내년도 행정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추 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인사 연기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그는 “도 가계부를 인계받아 점검해 보니 용처가 정해진 기금까지 끌어 쓰고 채권 발행으로 빚만 쌓여 있는 상태”라고 운을 뗐다. 또 “부서 간 칸막이로 비슷한 사업이 중복되고 민간위탁으로 예산이 낭비된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필수 예산 중심으로 재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누구도 자리를 옮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노조가 전 조합원 연대 투쟁을 예고한 데다 도의회와의 예산 심의 협조, 시·군과의 신뢰 회복 등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하면서 민선 9기 경기도정 운용 역시 초반부터 거센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