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홈 금융조건 원상복구…사전청약 ‘약속 이행’ 요구 확산하나 [이집저집]

사전청약 당시 금리·만기 그대로 적용
고양창릉 S3 청약자 반발에 정부 수용
복정2 등 사업지서 분양가 갈등 여전
“정책 연속성 담보할 제도적 장치 필요”

정부가 공공분양주택 ‘뉴홈’ 사전청약 당시 제시한 금융지원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다른 사전청약 사업지에서도 당초 안내한 조건을 지켜달라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본청약 지연과 분양가 상승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사전청약 단지가 적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뉴홈 청약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다른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구제 요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뉴홈 사전청약 때 안내한 대출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나눔형 등 분양주택에는 최장 40년 만기에 연 1.9∼3.0%의 고정금리로 주택 구입자금을 대출한다. 일정 기간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결정하는 ‘선택형’에는 연 1.7∼2.6%의 고정금리로 전세자금을 대출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뉴홈 청약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뉴홈 금융조건 ‘원안대로’…최장 40년·고정금리 유지

 

이번 논란은 고양창릉 S3블록의 본청약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토부가 사전청약 때와 달리 금리와 만기 등 세부 조건에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 주택담보대출인 ‘디딤돌대출’의 대출 신청 당시 기준을 적용하기로 하면서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정부가 처음 제시한 조건을 믿고 청약한 만큼 이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금리가 오르거나 대출 기간이 짧아지면 예상했던 것보다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의 요구는 지난달 27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고양창릉 S3 사전청약자인 하만환 뉴홈 나눔형·선택형 사전청약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안내한 연 1.9∼3.0% 고정금리, 최장 40년 만기 등의 전용 모기지를 믿고 4년 가까이 기다렸다”며 사전청약 당시 조건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에 “기존에 약속한 사항에 대해서는 분명히 해결하겠다”며 사전청약자들과 별도의 간담회를 열어 구체적인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에는 금리 등 일부 세부 조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 달 만인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전청약자들과 간담회가 열렸고, 정부는 결국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전청약 당시 제시한 대출 조건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제도는 폐지됐지만 갈등은 여전

 

고양창릉 S3의 금융지원 문제는 일단 해결됐지만 다른 사전청약 사업지에서는 여전히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전청약 제도는 사업 지연 등 문제가 잇따르면서 2024년 폐지됐다. 하지만 제도 폐지 전에 당첨된 사전청약자들은 여전히 본청약과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본청약이 늦어지는 동안 분양가가 크게 오른 사업지를 중심으로 당초 안내한 조건을 지켜달라는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성남복정2 A1블록 신혼희망타운이 대표적이다. 2021년 12월 사전청약을 받았다. 2023년 4월 본청약을 거쳐 2025년 12월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이 늦어지면서 본청약은 이달 10일에야 시작됐다. 입주 예정 시점도 2030년 5월로 밀렸다. 사전청약부터 실제 입주까지 8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사업이 늦어지면서 분양가도 크게 올랐다. 전용면적 55㎡의 추정 분양가는 사전청약 때 5억3000만원대였지만 이번 본청약에서는 7억9800만원대로 뛰었다. 복정2 사전청약자들은 지난 23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분양가를 다시 검토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고양창릉 S3의 금융조건은 사전청약 당시대로 돌아갔지만,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주택은 사전청약부터 실제 입주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정책이 바뀌더라도 기존 청약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하려던 주택의 유형을 바꿔 공급하는 경우도 많았고, 이를 기대했던 사람들이 주거 계획을 접는 일도 있었다”며 “고질적인 문제로, 이를 개선할 법적인 장치가 없다면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