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21만원 티켓 “273만원 주세요”… 팬들 울린 암표상, 포르쉐 타고 명품 샀다

트로트·아이돌·뮤지컬 인기 공연까지 ‘싹쓸이’

1분에 70~80장 자동 예매… 1700여장 되팔아
정가의 최대 13배 웃돈 붙여 4억2000만원 챙겨
포르쉐·롤렉스·명품 사들이며 호화생활 즐기기도
警 “28일 개정 공연법 시행… 암표 매매 단속 강화”

아이돌 가수 등 유명 공연 티켓을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싹쓸이 한 뒤 최대 13배 비싼 가격에 되팔아 4억원을 챙긴 암표상이 구속됐다.

 

울산경찰청은 업무방해와 공연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A(35)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유명 아이돌과 트로트 가수, 뮤지컬 등 인기 공연 티켓을 다량으로 구매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비싸게 되판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엔 직접 만든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국내 대형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공연 티켓을 자동으로 구입하도록 했는데, 1분간 70∼80장을 티켓을 사들였다. 티켓을 예매할 때 입력해야 하는 캡차(부정 예매 방지 문자)를 우회하도록 했고, 카드 결제도 자동으로 되도록 했다.

 

A씨가 사고 되판 티켓 목록. 울산경찰청 제공
A씨의 주거지 금고에서 발견된 현금 다발. 울산경찰청 제공

A씨는 티켓 구입 후 초 단위로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 게시글까지 작성되게 했다. 티켓 구입부터 판매글을 올리는 것까지 자동화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온라인 도소매업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면서 “기술적으로 막힐 때는 인공지능을 활용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티켓 예매엔 외국인 명의의 계정 1198개가 활용됐다. 계정 공급을 전문으로 하는 업자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계정 한 개당 3만원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약 1년간 되팔이한 공연 티켓은 1700여장에 달한다. 티켓은 정가의 3배에서 많게는 13배까지 뻥튀기한 가격에 팔았다. 21만원인 티켓을 273만원에 되팔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켓 되팔이로 벌어들인 수익은 4억2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주거지에서 확인된 물건들. 고가 위스키와 와인, 명품 등이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이렇게 챙긴 돈으로는 포르쉐와 롤렉스, 명품을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섰을 때 서울의 A씨 집 안 금고에선 5만원짜리 현금 2억원 다발이 있었고, 고가 위스키와 와인, 특정 브랜드 신발까지 다량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범죄수익 4억2000만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의뢰로 수사에 나서 A씨를 붙잡았다. 범죄수익 흐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반복적으로 입금된 정황을 확인, 공범 여부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를 이용한 온라인 암표 판매는 예매처와 일반구매자, 공연 당사자 모두에게 심각한 사회적 피해를 주는 범죄”라며 “오는 28일 개정 공연법이 시행되면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웃돈을 얹어 파는 행위가 전면 금지되는 만큼 앞으로도 온라인 암표 매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