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후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태효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 측이 26일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8-2부(재판장 정수영)는 이날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차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어 김 전 차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김 전 차장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먼저 김 전 차장이 내란 상태를 유지 및 강화할 목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의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 계엄을 선포한 배경 및 의도를 설명한 건 10시간 이상 지난 12월4일 2시경”이라며 “계엄을 해제한 후 지시를 내릴 때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차장이 앞선 지시 당시에는 계엄 선포 배경과 의도를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장이 메시지를 전달한 행위가 정상적인 외교 소통으로 폭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외무 공무원을 통해 미국과 주요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검 권창영)에 의해 기소됐다.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 ‘국회의 행정부 마비 시도에 대응해 헌법 테두리 내에서 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공무원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김 전 차장이 외교비서관실 소속 공무원에 대한 주의감독 권한을 가질 뿐 외교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없다”며 부인했다.
이날 종합특검팀은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합특검팀은 “비상계엄 해제 후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의결 기간까지 내란 행위 지속으로 본다”며 “기존에는 그 기간 행위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의율했는데 내란중요임무종사죄까지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창영 특검은 24일 종합특검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객관적으로 내란 위험이 해소됐다고 본 시점은 대통령 직무 정지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법리를 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달리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12월4일을 내란 종료 시점으로 판단했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6일 오후 4시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