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전후로 전국의 대학이 2학기를 시작한다. 강의실에도 식당에도 도서관에도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 앉아 있다. 지난해 4월 1일 기준으로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은 25만3434명이다. 전체 대학 재적학생 약 301만명의 8%가 넘는다. 한 해 사이에만 4만4472명이 늘었다.
2005년에는 2만2526명이었다. 지금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태어나던 무렵이다. 20년 사이 11배가 됐다. 정부는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명을 받겠다는 목표를 내걸어 두고 있다. 부모 세대가 다닌 캠퍼스와 지금의 캠퍼스는 다르다.
오는 사람의 구성도 달라졌다. 전체 유학생 가운데 중국이 7만6541명으로 30.2%, 베트남이 7만5144명으로 29.7%다. 두 나라 학생을 합치면 15만명, 전체의 60%에 가깝다. 그 뒤로 우즈베키스탄 6.2%, 몽골 6.0%, 네팔 5.0% 순이다. 이민정책연구원이 이달 초 낸 보고서를 보면 학사과정에서는 중국 학생 비중이 줄고 베트남 학생이 27.2%로 늘었다. 박사과정에서는 외국인이 전체 재학생의 17%를 넘는데 그 가운데 열에 여덟 이상이 중국 국적이다.
유학(留學)은 머무를 류에 배울 학이다. 체류나 잔류에 쓰는 그 글자가 앞에 있다. 머문다는 말이 배운다는 말보다 먼저 오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가 물어온 것은 늘 배움 쪽이었다. 자녀를 외국에 보낸 부모가 궁금해한 것도 어느 학교에서 무엇을 전공하는지였지, 아프면 어디로 가는지 추석에는 어디서 지내는지가 아니었다. 유학을 다녀왔다고는 해도 유학을 살았다고는 하지 않는다.
유학생이 머무는 곳은 강의실만이 아니다. 기숙사에 들어가기도 하고 학교 밖에 방을 구하기도 한다. 끼니를 챙기고, 물건을 사고, 아프면 병원에 간다. 우리는 흔히 유학을 대학 안의 일로 여기지만, 이들의 생활은 교문 밖에서 더 많이 이루어진다. 대학에는 유학생을 맡는 부서가 있다. 입학 서류와 비자를 상담해 주는 국제처나 국제교류원이다. 집주인이나 가게 주인에게는 그런 부서가 없다. 각자 알아서 겪고 익힌다. 유학생이 만나는 한국은 그 사람들이다.
졸업할 무렵이면 이들 가운데 누군가는 돌아가고 누군가는 남는다. 돌아간 사람에게 한국은 살아본 나라가 되고, 남은 사람은 이웃이 된다. 어느 쪽이 되든 그 몇 해는 9월 1일부터 시작된다. 짐을 풀고,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고,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처음 보는 골목에서 길을 묻는 일부터다.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