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인공지능(AI)이 음악 창작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내놓은 ‘AI 음악 등록 기준’을 한 달도 안돼 철회했다. AI를 창작 보조도구로 활용한 음악에서 인간의 창작 기여를 어디까지 저작권으로 인정할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6일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음저협은 지난 3일 작사·작곡·편곡 과정에 인간 창작자가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우,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한해 신탁 등록을 허용하는 ‘음악저작물 신고·등록에 관한 규정’과 ‘음악저작권 신탁계약약관’ 개정안을 내놨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AI 활용 음악의 신탁 등록을 허용하기 위해 마련한 자체 기준을 시행 22일 만인 지난 25일 철회했다. 사진은 음저협 본사 입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공
단순히 프롬프트를 입력해 AI가 전적으로 만든 이른바 ‘딸깍 음원’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하고, 창작자는 사용한 AI 도구와 활용 범위, 자신의 창작 기여 내용도 신고하도록 했다. 음저협은 AI를 활용한 창작이 확산하는 현실에서 AI 사용 여부와 인간의 기여도를 신고받아 저작권료 배분 기준을 마련하고, 무분별한 AI 생성물 등록을 막겠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문제는 ‘실질적·주도적 참여’의 모호성이었다. AI가 멜로디·화성·가사·편곡의 상당 부분을 생성했을 때, 인간이 프롬프트를 수정하거나 결과물 일부를 편집·선택한 행위를 창작으로 볼 수 있는지가 논란이 됐다. 여기에 저작권료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AI 활용 음악이 대량 등록되면 인간 창작자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8일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식 공문으로 전달했고, 음저협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25일 자체 규정 개정을 철회하고, 국회·정부·창작자·산업계가 참여하는 논의를 통해 법·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음저협 관계자는 “공청회 개최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