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고 “이제 균형발전은 선택이나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성장 거점을 전국으로 분산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을 앞세워 수도권 일극 체제를 다극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고 “본격적인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올해 31주년이 됐다”며 “지방정부들의 역량과 역할이 꾸준히 강화돼왔고 지방행정과 입법, 예산 등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 또한 계속해서 확대돼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31년 동안 거둔 성과들을 바탕으로 더 많은 주민 참여, 더 굳건한 광역 연대, 더 빠른 행정 혁신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강력한 국토 균형발전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사실상 모든 큰 문제의 출발점은 극심한 국토 불균형”이라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지나치게 과밀화돼 폭발 위기를 겪고 있고 지방은 그 반대로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국가 전체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국가 경쟁력도 잠식되고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살 수 있는 다극 체제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와 초거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3개 첨단산업의 대규모 투자를 지역 성장과 연결하는 구상이다. ‘5극3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5개 초광역권과 강원·전북·제주 3개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지역별 성장 거점을 만드는 균형발전 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로 상징되는 초격차 전략산업의 다극화는 전국이 더불어 발전하는 모두의 성장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5극3특을 중심으로 산업과 일자리를 키우고 주거와 교육, 복지 등의 정주 여건 개선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향해서는 “국민 삶의 개선과 국가의 지속적 발전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함께 짊어진 동반자이자 운명공동체”라며 협력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모든 과제를 중앙정부 혼자 힘만으로는 할 수 없다”며 지방 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차세대 전략산업 육성과 정주 여건 개선에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16개 시·도지사가 지역별 여건과 강점을 반영한 ‘지방정부 차원의 지방주도 성장 성공전략’을 발표했다.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SK가 강원에 오겠다고 약속하면서 강원 젊은이들의 눈빛이 빛나고 있다”며 지역 대학들과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접경지역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지뢰 제거에는 국방부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식품한류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며 한식진흥원의 지방 이전 때 경북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다른 시·도지사들도 산업 유치와 인재 양성,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별 현안을 건의하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도 지역별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국토대전환 추진 3대 전략·8대 과제’를 제시했고, 산업통상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 연계 권역별 성장엔진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와 연계해 전국 7대 권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하고 금융·세제·기술 등을 집중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중부권은 ‘첨단전략’, 서남권은 ‘재생에너지 기반 반도체’, 동남권은 ‘초격차 제조’, 전북권은 ‘차세대 생명’ 등의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