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임단협 잠정안 25표차 부결…재협상 타결 가능성도

직군별로 체감한 정도 달랐나
전임직 재협상 수순 가능성도

SK하이닉스의 2026년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둘러싸고 직군별로 상반된 투표 결과가 나왔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뉴스1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 투표에서는 불과 25표 차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반면, 기술사무직 노조 투표에서는 66.2%의 찬성률로 최종 가결됐다.

 

투표는 지난 24일 오전 6시부터 25일 오전 9시까지 진행됐으며, 2026년도 임금과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안건으로 실시됐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20일 임금 6.3% 인상과 함께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급 주식 중 40%는 해당 연도에 매도가 가능하며,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한다.

 

다만, 해당 연도 매도가 가능한 주식 지급분은 내년 초 지급되는 2026년도분 PS에 한해 현금 수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내년 지급분은 최대 80%까지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이 직군별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기술사무직과 전임직은 주요 구성원의 업무 특성과 인력 구성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성과급 지급 방식 체감과 판단에도 차이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기술사무직에서 찬성표가 많이 나온 배경에는 PS 지급 구조가 구성원 실익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우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으로 지급되는 주식 60% 중 40%는 당해 연도에 즉시 매도할 수 있고, 이연 지급되는 20%도 주식 수와 지급액 중 구성원이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일정 부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졸과 석사 이상 R&D와 엔지니어링 구성원이 중심인 기술사무직은 최근 채용 흐름상 회사 내 규모와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조합원 수는 1000여명으로 전임직 노조(1만6038명)보다 적지만 핵심 인력이 모인 기술사무직에서의 이번 가결이 갖는 상징성은 결코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임직 노조의 부결을 두고는 처우 판단과 함께 새롭게 도입되는 주식 기반 보상 방식에 대한 조합원들의 인식 차이가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이천 노조 집행부 선거와 맞물린 내부 이해관계나 부결 심리도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직 부결로 이번 잠정합의안이 기술사무직에만 우선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노조 내부에서 감지된다는 전언도 있다.

 

지난달 출범한 신설 통합노조는 당초 성과급의 주식 지급 방식에 반대해 왔으나 이번 잠정합의안은 현실적으로 수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교섭권이 없어 정해진 절차를 거친 뒤 내년 이후에나 교섭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주가 변동성 완충 장치가 합의안에 상당 수준 반영됐고 기술사무직에서 이미 가결된 만큼, 회사가 추가로 제시할 카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잠정합의안이 한 차례 부결된 뒤 재협상을 거쳐 최종 타결을 이뤄낸 전례가 있어서, 전임직 노조와 재협상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