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수사기록 관리 및 전산 등록을 누락해 공소시효 만료로 범죄 피의자를 처벌하지 못하고 사건을 종결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진주경찰서는 지난달 말 도로교통법 위반(음주·무면허 운전) 혐의를 받던 40대 A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A씨는 2020년 11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이듬해 1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이후 수사 지원팀의 전산 등록 누락과 담당 경찰관의 수사기록 분실로 5년6개월간 방치됐다.
최근 방치된 기록을 확인했으나 이미 도로교통법 위반 공소시효(5년)가 지나 형사처벌이 불가능해졌다.
유사한 사건 관리 부실 사례는 또 있었다.
남해경찰서는 2019년 수사하던 채권추심법 위반 사건 수사기록 분실을 뒤늦게 인지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불송치 종결했다.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김해중부경찰서의 전세보증금 편취 사건, 창원서부경찰서의 필로폰 투약 사건 수사기록도 보완수사 단계에서 분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경찰청 또한 보이스피싱 계좌 제공 사건 기록을 분실했다가 최근 전자문서 출력물 등으로 일부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대검찰청 요청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장기 미회신 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공소시효가 남은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진행하더라도, 수년의 시간이 지나 증거 오염 및 관계자 진술의 신빙성 저하로 공소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경찰청은 2021년 형사소송법 개정 초기 오프라인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시스템 혼선과 담당자 실수가 겹쳐 발생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수사기록 분실의 고의성 여부와 전산 누락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감찰 및 징계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