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진숙 끝까지 책임 묻겠다” 李 “밉보이면 탄핵…북한 노동당 같아”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① 취임 1년 장동혁 “제대로 싸울 인재로 당 채우겠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당원 참여 확대를 골자로 한 ‘국민의힘 2.0’ 구상을 발표했다.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 당원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보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한편, 남은 임기 동안 2028년 총선 승리를 위한 기반을 닦겠다는 구상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이 무너진 당을 일으키고 흩어진 보수를 결집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승리의 교두보를 쌓는 시간”이라며 “제대로 싸울 인재들로 당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당원주권·민생정당·소통정당·가치정당 2.0을 4대 프로젝트로 내걸었다. 당원주권 강화를 위해 당무감사 평가지표와 당원 교육체계를 정비하고 ‘당원주권 2.0 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당 대표 직속 ‘민생활력 PLA 위원회’와 ‘보수정체성확립위원회’ 설치도 예고했다.

 

당내 논란이 된 당협위원장 당원직선제에 대해서는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 대표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고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라는 확고한 신념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시기와 속도, 방법 등에 대해서 합리적인 기준을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② “물러나는 게 혁신”…장동혁 구상에 反장파 반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내놓은 ‘국민의힘 2.0’ 구상에 대해 당내 반대파는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과 성찰이 빠졌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당원 중심의 당 운영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의 노선 갈등이 취임 1주년을 계기로 다시 표면화한 것이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진종오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국민과 당원이 듣고 싶었던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지난 1년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책임 있는 성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강조한 당원 중심 운영을 ‘자기 사람 심기’와 ‘권력 장악’이라고 비판했다.

 

대안과미래 소속 이성권 의원은 장 대표가 지난 1년의 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조은희 의원도 “책임지지 않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라며 장 대표의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중진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4선 김기현 의원은 “우리 당은 축소지향적으로 성을 쌓을 것이 아니라, 다양성·포용성을 바탕으로 한 대통합의 모델로서 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가 당심 결집을 토대로 민심을 얻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반대파는 당원 중심 노선 자체가 외연 확장의 걸림돌이라고 맞선 셈이다.

 

③ 與 “이진숙 끝까지 책임 묻겠다” 李 “밉보이면 탄핵…북한 노동당 같아”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26일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결의안 처리에 반발해 퇴장했지만, 조경태·김형동·김예지·우재준·한지아 의원은 표결에 참여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쳐 총투표수 159표 가운데 찬성 157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해온 보수 성향의 단체와 함께 학술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소요사태”, “광주를 대외적으로 고립시키고 내부적으로 분열시켜야 한다”는 등의 발언이 나오면서 정치권의 논란이 확산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원(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 표결 결과가 전달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은 총투표수 159표 중 가 157표, 부 1표, 무효 1표로 가결했다. 뉴스1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은) 5·18을 폄훼하는 자리를 만들어놓고 광주 시민들과 국민들이 받은 모욕에는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몰염치의 극을 달리고 있다”며 “민주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응징을 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결의안 처리에 반발했다. 그는 결의안 상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밉보이면, 다수당에 밉보이면 국회의원까지 잘라낼 수 있다”며 “북한 노동당이 일당독재를 행하는 것처럼 대한민국 국회가 민주당 독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가결된 안건은 이 의원을 곧바로 제명하는 징계안이 아니라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다. 실제 제명을 위해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징계 심사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