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안팎에서 ‘짝퉁’ 상품 판매 적발로 비난을 사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해킹 사건 여파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정식 수사가 시작된 지 반년이 지났는 데도 해커 신원 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해킹 사건은 정산금을 빼돌리기 위해 판매자(셀러) 계정을 노린 것이지만 일반 소비자 계정에 대한 보안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27일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해킹 사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해커 신원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경찰 측은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안이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측은 “이미 피해 금액에 대한 보상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어 알리익스프레스측의 소극적 대응이 수사 지연의 요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0월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판매자들이 이용하는 비즈니스 온라인 포털에서 발생했다. 당시 해커는 판매자 계정의 비밀번호를 복구할 때 사용되는 일회용 비밀번호(OTP) 인증 절차의 취약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판매자들에게 지급돼야 할 정산금 약 600만 달러(약 86억원)가 제때 지급되지 않았다.
알리익스프레스측은 판매자들의 정산금 피해액은 모두 보상 처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은 온라인 상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정보 및 결제 계정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를 둘러싼 논란은 이 뿐 아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중국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유통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 5억5000만 유로(약 9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거액의 과징금은 EU가 DSA를 시행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EU 집행위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자체 모니터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플랫폼 내에서 위조 티셔츠와 신발, 안전하지 않은 어린이 장난감, 유해한 화장품 등 불법·가짜 상품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에서도 상품 할인율을 허위로 표시한 사실이 적발돼 2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 알리익스프레스에 상품 할인율을 거짓으로 표기하는 등의 행위(표시광고법 위반)를 한 알리익스프레스 계열사 오션스카이와 MICTW에 과징금 20억9300만원을 부과했다. 이와 별도로 판매중개자로 온라인몰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전자상거래법 위반)를 한 알리익스프레스 운영자 알리바바 싱가포르와 알리코리아에는 시정명령과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4만5046원으로 할인 중인 여행용 캐리어 정가를 이전에 한 번도 판매한 적 없는 8만1912원으로 표기한 뒤 45% 할인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등 7000여개 상품에 대해 허위로 할인율을 표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가 발표한 해외 온라인플랫폼 판매 제품 조사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상품이 정품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8개 브랜드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가공인시험기관인 KATRI시험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10개 제품 모두 정품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