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대학가 일대에서 ‘돌려막기’식 임대로 160억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건물주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나상훈 부장판사)는 27일 사문서위조 등 혐의를 받는 50대 김모씨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의 사기를 방조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선 누나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김씨는 외대·경희대 등이 위치한 동대문구 대학가 일대에서 154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보증금 162억76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이 과정에서 임대차계약서 139장을 위조해 새마을금고로부터 20억40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받았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해자들 상당수는 대학생, 사회초년생이다.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에 엄벌을 탄원하는 탄원서를 수차례 제출했다”고 짚었다. 또 “피고인은 변명으로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 상당 부분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씨가 추가 ‘돌려막기’ 형태 임대 사업을 해왔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김씨는 자기 자본을 거의 투자하지 않고 은행 대출 및 개인적인 차용금으로 건축비용 등을 조달해 건물을 착공했다”며 “건물이 준공되면 다시 대출을 받아 건물 근저당권을 설정한 다음 각 주택에 대해 전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으로 위 건축비용을 정산하거나 새로운 토지 매입비용 및 건축비용에 사용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10개의 주택, 오피스텔 등에 대해 가족 명의 건물을 건축했고 용도 변경 등을 이용해 주택 용도 호실을 580여개까지 늘렸다.
김씨의 누나에 대해선 김씨가 재정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명의를 빌려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고, 김씨가 계약에 따라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해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게 해 피해자 12명으로부터 15억2천만원을 가로채기 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적어도 2019년6월쯤엔 미필적으로라도 보증금을 전액 반환할 수 없는 상황이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며 “이를 명확히 고지하지 않고 만연히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받았다. 편취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