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속 인상'에도…증권가 "점도표 쇼크없다" 안도

"선제적 인상 강조는 향후 점진적 인상 가능성 시사"

한국은행이 전달에 이어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증권업계는 오히려 최악은 지났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채권시장을 짓누르던 극단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채권 금리도 상단이 막힐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포인트(25bp) 인상했다. 한은은 물가 오름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 대응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국채선물 가격은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3%, 내년을 2.9%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후 국채선물은 다시 강세로 전환했다. 향후 6개월 점도표 중간값이 3.25% 수준이고, 현재 기준금리(3.00%) 수준에도 5개의 점이 찍히면서 급격한 인상 사이클에 대한 채권시장의 우려가 빠르게 완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성명서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 문구가 삭제된 점, 황건일 금통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낸 점, 신현송 한은 총재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경우 긴축의 강도와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금투업계는 이번 8월 금통위의 겉모습은 매파적이었으나, 세부 내용은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해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치 못한 '도비시 서프라이즈(비둘기파적 깜짝 소식)'"라며 "인상 사이클의 최소 5~6부 능선은 통과했다는 의미로, 인상 속도를 높인 대신 최종 목표 금리의 높이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그러나 긴축 사이클의 최종 종착지를 두고는 1회 추가 인상과 2회 추가 인상으로 엇갈렸다.

추가 1회 인상에 무게를 두는 쪽은 점도표 중간값 3.25%를 근거로 삼는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속 인상과 큰 폭의 성장률 상향에도 점도표 중간값이 3.25%에 머물렀다"며 "금통위가 2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에 대해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강승원 연구원도 "성장률 대폭 상향에도 물가 상향 폭이 제한적인 것은 한국 경제를 과열이 아닌 '골디락스(경제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균형 상태)'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최종금리 3.25% 전망을 유지했다.

견조한 수요와 물가 압력을 고려해 올해 11월과 내년 2월 총 2회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측면의 물가 및 성장 압력이 확대됐고 잠재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종금리 전망치를 기존 3.25%에서 3.50%로 높여 잡았다.

금통위 이후 채권 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데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세부적인 금리 전망과 투자 전략에서는 온도 차가 나타났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 이후 시장 금리 정점 확인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고채 3년물 3.8%, 10년물 4.2%를 적정 가치로 제시했다.

이날 오전 기준 국고채 최종호가수익률은 3년물이 3.81%, 10년물이 4.302%를 기록했다.

다만 섣부른 채권 매수 확대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상 속도 조절 기대로 국채 금리가 하락했으나, 경기 확장 국면 초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강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한국 국채에 대한 투자 의견 '축소'를 유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