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캐나다 기러기’ 제압하는 ‘미국 독수리’ 사진 올려…무역 갈등 격화

백악관, 해당 사진 지난 2월에도 올려
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캡쳐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캐나다를 조롱하는 듯한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미국의 국조(國鳥)가 캐나다를 상징하는 새를 제압하는 사진을 올렸다.

 

26일 (현지시간) 백악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수리가 캐나다의 대표 새인 캐나다 기러기를 제압하는 모습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무임승차(Free Ride)를 드디어 끝내고 있다’는 제목의 게시글도 함께 올라왔다.

 

이는 최근 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되며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상징적인 사진을 통해 캐나다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게시글에 “캐나다와 더불어 협상 대신 보복을 하는 국가는 중국뿐”이라며 “캐나다는 자국 내 거의 모든 주와 영토에서 와인·맥주 등의 미국산 주류를 금지했다. 캐나다는 미국 없이 생존할 수 없다”고 적었다.

 

또 “캐나다는 수십년간 미국을 속여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캐나다가 이런 짓을 계속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주 캐나다에 대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목재 등의 품목 관세를 낮추며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우대적인 시장 접근권을 제안했다”면서 “그런데도 캐나다는 협력하는 대신 터무니 없는 요구와 약속 번복, 노골적인 거부를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주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은 수개월간 논의 끝에 결렬됐다. 미국은 지난 22일부터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맞서 캐나다도 2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품목군 별 각각 15%, 25%, 50%의 관세를 오는 9월8일부터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캐나다는 미국이 자국과 다른 나라와의 무역 협정 체결을 제한하려 시도하는 등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한 것에 이어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있는 온타리오호도 아메리카호로 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의 입장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모양새다.

 

백악관은 앞서 이미 한 차례 같은 사진을 활용해 캐나다를 압박했던 바 있다.

 

백악관은 지난 2월 미국과 캐나다가 맞붙었던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미국이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흰머리수리가 캐나다 기러기를 제압하는 사진을 올렸다.

 

아이스하키가 캐나다를 상징하는 스포츠인 ‘국기(國技)’에 가까운 만큼, 사실상 캐나다의 패배를 겨냥하며 조롱한 것이다.

 

백악관이 다시 한번 같은 사진을 꺼내 들면서,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경제적 영역에서 정치·외교적 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