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국장애사/정창권/성균관대출판부/2만5000원

 

역사책에서 장애인은 대체로 주변부에 머물렀다. 전쟁과 정치, 경제와 사회의 변화가 기록되는 동안 장애인의 삶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장애인은 흔히 ‘불쌍한 사람’ 또는 보호와 구휼의 대상으로 묘사됐다.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교수인 저자는 우리 역사 속 장애인의 삶을 복원해 장애인은 역사의 바깥에 있었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사회를 구성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삶을 개척했던 사람들임을 보여준다.

정창권/성균관대출판부/2만5000원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시대 장애인의 삶이다. 세종대왕 시대의 시각장애인 음악인인 ‘관현맹인’은 시각장애인 가운데 음악적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선발해 궁중의 음악 연주자로 활동하게 했다. 이들은 국가의 주요 행사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장애 때문에 사회에서 배제된 존재가 아니라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사회 구성원이었다. ‘경국대전’에 나타난 장애인의 이동권도 흥미롭다. 당시 도성 안에서는 일반 백성이 말을 타고 다니는 것이 제한됐지만, 지체장애인에게는 예외가 인정됐다. 장애로 인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현실적인 편의를 제공했다.

당시 국가의 역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조선시대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구휼과 복지의 원칙이 마련돼 있었다. 장애가 심해 스스로 생계를 꾸리기 어려운 사람은 국가가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저자는 “장애인이 역사 밖에 존재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사회를 만들어온 사람들”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