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전례 없는 3개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채해병) 동시 가동 외에도 1년3개월여 내내 특검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검공화국’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대통령 임기의 4분의 1가량이 지난 상황에서 이미 역대 최다 특검법 통과 기록을 세웠다.
특검의 수사와 공소제기, 이후 재판(공소유지)까지 일련의 과정 곳곳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은 국민 피로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특검 제도 개선 필요성도 부각시켰다. 10월 검찰청 폐지라는 형사사법 체계의 대격변과 맞물려 특검 제도의 운명에 이목이 쏠린다.
◆수사 못하는 검사, 특검선 가능?
◆재판서 수사권 문제 대두될 수도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현행 특검 제도를 손보지 않는다면 향후 특검 기소 사건 공판 단계에서 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개정 형소법엔 법원의 공소기각 판단 범위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추가됐는데, 그 기준이 불분명해 같은 특검 수사라도 재판부에 따라 위법이 될 수도, 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개정 형소법이 시행되면 검사가 한 수사는 위법 수사가 되는 것”이라며 “피고인 측에서 특검 파견 검사가 제시한 증거의 위법 수집 증거 여부를 다투려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부장판사는 “‘위법 수집 증거의 배제’를 규정한 형소법 조항의 본래 취지는 수사기관의 수사권 남용을 제한하려는 것인데, 수사권 자체가 없는 검사의 위법 수집 증거 해당 여부를 따지는 게 해당 조항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는 조금 더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전직 차장검사는 “앞으로도 (행정부 소속인) 기존 수사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 사건의 경우 특검에 사실상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통제 시스템이 명확히 없는 특검은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제도로는 누가, 어떤 형태로 운영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중립적이고 공정한 특검 되려면
바뀌는 형사사법 체계에 맞춰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해소할 필요성과 더불어 특검이 제도 도입 취지대로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지키는 수사기관으로 운영되려면 추천·임명 절차에 정치적 균형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호승진 변호사는 “다수당의 일방적 특검법 처리에 의해 도입이 반복되는 게 문제”라며 제도 손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인 김광현 변호사는 ‘특검 제도의 개편 필요성과 방향’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에서 “국회는 반드시 특검이 임명돼야만 하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는지, 특검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중대한 공익이 있는지 여부 등을 신중히 판단하고 그렇지 않을(이유나 공익이 없는) 경우 (특검법 입법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3대 특검과 잔여 의혹들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 이후 선관위 특검 등 개별 특검법 입법 대신 미국처럼 상설특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개별 특검법은 특검 추천·임명 절차를 국회가 입법으로 정하기 나름이라 거대 여당이 야당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특검을 띄울 수 있다. 박근혜정부 때 제정된 상설특검법은 미리 특검의 발동 경로와 수사대상, 임명 절차 등을 법률로 정해 추천·임명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논란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찰 재직 시절 미국에 유학 가 특검 제도 관련 논문을 썼다는 전직 차장검사는 “우리보다 수십 년 앞서 특검법을 제정한 미국은 특검에 대한 통제 시스템이 없다는 이유로 20년 만에 법을 폐지했다”며 “수십년간 이어져온 형사사법 체계를 망가뜨리면서 헌법에 의한 통제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인데, 결국은 그 시스템을 복원하는 것밖엔 답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