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협박·조작’ 윤정부 감사원의 민낯, ‘코드 감사’ 결별해야

감사원이 어제 윤석열정부 시절 강압 감사 등과 관련한 자체 감찰 결과를 발표했는데 내용이 자못 충격적이다. 윤정부 시절 감사원은 전 정부 고위직 인사를 목표로 “빼박 기소” “공직생활 끝” 등 고압적 언행으로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증거까지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당사자 확인 없이 제3자의 추측성 진술을 혐의사실로 적시하는가 하면 다수의 휴대전화 복제본을 검찰에 임의 제공하기도 했다. 감사와 무관한 개인정보까지 탈탈 털었다고 한다. 권한을 멋대로 휘두르는 감사원의 민낯이 드러난 것인데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감사원은 헌법(제97조)과 감사원법에 근거해 국가 회계검사와 행정기관·공무원의 직무감찰을 수행하는 독립적 헌법기관이다. 정부조직상으론 대통령 소속이지만 직무에 관해선 독립성이 보장된다. 다만 독립성을 갖는다고 해서 아무 기관이나 무제한으로 감시한다는 뜻은 아니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범위 안에서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감사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 정책과 인사를 가혹하게 집중 감사하며 ‘코드 감사’ ‘표적 감사’ 논란을 자초하곤 했다. 특히 윤정부 시절에 유독 심했다는 평가다.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의혹에 대해선 한없이 관대하던 감사원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비위 의혹이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국가 통계조작 의혹 등 문재인정부 고위 인사를 겨냥한 사안에선 마치 사냥하듯 혹독하게 조사했기 때문이다. 독립성을 바탕으로 국민의 눈과 귀가 돼 공직을 감시한다는 본연의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전 정권 인사 잡기에만 올인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감사원이 권력실세의 입김에 휘둘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4대강 사업 감사인데, 이명박정부부터 윤석열정부까지 실시한 감사에서 정권 입맛에 따라 결론이 모두 달랐고, 이때마다 관련 공무원이나 관계자들이 불려가며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감사원은 이번 자체 조사 결과를 위중하게 인식하고 다시는 ‘코드 감사’ ‘정치 감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할 것이다. 감사원 원훈이 ‘바른 감사, 바른 나라’ 아닌가. 국민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당시 정부의 부실 대응 문제를 날카롭게 추궁하던 감사원 모습을 아직 기억한다. 여야도 감사원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