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통제하기 위해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3연임을 법으로 원천 금지하려던 기존 방안이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우회안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의무화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전원 동의를 요구하는 방식이 지배구조 개선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별결의·전원동의로 선회
27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여당은 조만간 당정 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논의 지연에 규제 적용 ‘오리무중’
국회 내부에서도 3연임을 법으로 강제하는 방안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됐다. 곽현준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발의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외국의 경우 대표이사의 연임 자체를 제한하는 사례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된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개선할 필요성과 경영상 자율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고 지적했다.
다만 대안으로 부상한 특별결의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주주총회 결과를 보면 대표이사 연임 안건이 80%를 웃도는 높은 찬성률로 통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대표이사가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해당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다시 연임을 결정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의결기준 격상만으로 장기집권을 막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야 간 이견 조정과 실효성 논란으로 최종안 발표가 지연되면서 주요 금융지주 인선에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는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주요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새 기준을 적용한다는 구상이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총회 의결기준을 높이더라도 현행 이사회 구조상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지 미지수라 구체적인 안을 두고 고민이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야당 관계자도 “오랜 기간 구체적인 방안이나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아 대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며 “당초 예상했던 법률 개정 시기나 적용 대상도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