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향후 공급망 다변화와 가격 협상력 제고를 위해 내년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에 대만 미디어텍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향후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바일 칩 전략은 기존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 양강 체제에서 ‘퀄컴·엑시노스·미디어텍’의 3원화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MX(무선)사업부는 내년 출시하는 갤럭시 S27시리즈의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 미디어텍의 AP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내부 테스트에서 우수한 전성비를 보여준 자체 2나노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2700’과 미디어텍의 차세대 2나노 칩셋인 ‘디멘시티 9600’ 시리즈가 동시에 투입되는 식이다.
삼성 서초사옥. 연합
최상위급인 S27 울트라와 새로 추가되는 프로 라인업에선 퀄컴의 2나노 공정 기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중저가인 기본형과 플러스형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미디어텍을 활용해 부품 원가 압박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갤럭시탭 S 시리즈와 갤럭시 FE 라인업을 중심으로 미디어텍의 플래그십 칩셋인 ‘디멘시티’를 사용하고 있지만, 갤럭시 S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에선 미디어텍 AP를 활용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미디어텍의 AP 도입을 고심하는 배경에는 원가 절감 및 퀄컴 의존도 탈피가 자리한다. 최근 퀄컴은 차세대 스냅드래곤의 가격을 9월부터 10% 이상 인상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미디어텍 디멘시티 카드를 활용해 퀄컴과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가형 AP로 인식됐던 미디어텍 디멘시티가 최근 각종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퀄컴과의 기술격차를 상당 부분 따라잡은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퀄컴·미디어텍 등에서 사들이는 AP 매입 비용은 상반기에만 7조4383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최근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