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아닌 빙하 붕괴 탓… 기후위기의 경고 [네팔 대홍수]

대홍수 발생 왜?

낙하 에너지에 지진 같은 충격파
빙하·토석류가 하류 지역 휩쓸어

히말라야산맥 온난화 피해 극심
비 거의 안 왔어도 빙하호수 형성

중국과 국경을 맞댄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는 지진이 아닌 빙하 붕괴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후변화가 또다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은 26일 오전 8시37분 ‘지진’이 발생했으며 3분 뒤 돌발홍수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보고서를 내고 “장주기 지진파와 위성 사진 등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지진 에너지는 산사태로 인해 발생했다”며 “규모는 5.2”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온난화가 진행 중인 히말라야 지역 빙하에서 발생한 대규모 눈사태가 강을 막았고, 갑자기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며 지진과 같은 충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후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하류 지역으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큰 홍수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은 빙하 붕괴로 떨어져 나온 얼음 덩어리는 폭이 약 800m에 달하며, 해발 약 5180m 지점에서 약 1220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스코틀랜드 던디대학교의 빙하학자 사이먼 쿡 박사는 “빙하가 떨어져 나와 낙하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힘으로 인해 얼음이 위험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혼합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8000m가 넘는 고봉이 즐비해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히말라야산맥은 온난화의 피해가 극심한 곳이다.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속도는 21세기 들어 2배 이상 더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빙하가 녹은 물은 빙하호를 형성하고, 호수를 가둔 얼음과 암석으로 된 ‘자연 댐’이 갑자기 무너지면 이번과 같은 대홍수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샌안토니오 텍사스대학교 소속 수문학자인 하팀 샤리프는 이번 홍수가 발생하기 전 강우량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면서 “이는 강우량을 통대로 한 전 세계 모든 홍수 경보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번 홍수에 피해가 커진 또 다른 이유로 피해 지역이 힌두교 순례객이 찾는 성지와 가까운 데다 세계 각국의 등산객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란 점이 꼽힌다. AP통신은 네팔이 현재 우기라 등반하기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기간이지만, 라수와 지역의 루트를 따라가는 카일라시 트레킹은 성수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