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밴드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을 인터넷상에서 모욕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50대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깨고 돌려보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모욕죄로 기소된 A(51)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16일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2월 신씨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는 내용의 온라인 뉴스 기사에 “양아치가 양아치 지지한다는 게 기삿거리가 된다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검찰은 A씨가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공연히 신씨를 모욕했다고 보고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2023년 7월 “‘양아치’라는 표현이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라 하더라도 상대방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길 수 있고 양아치라는 표현은 신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이라고 판단된다”며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모욕죄의 구성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댓글은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표현이라기보다는 ‘신씨의 대선 후보 관련 입장 표명과 그 기사화’에 대한 A씨의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한 다소 정제되지 않은 표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정도의 표현까지 모욕죄 잣대를 들이대어 국가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원심 판단에는 형법상 모욕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부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치적 공론의 장인 언론 기사 댓글 창에서 일시적인 감정표출에 해당하는 표현을 한 경우 국가형벌권 행사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무례한 표현이나 부정적·비판적 의견을 나타내는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욕설은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닌 한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