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가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함께 매각 절차에 본격 돌입하면서,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방송·콘텐츠 부문 핵심 계열사로 확산하고 있다. 향후 회생의 성패는 단순한 채무 만기 연장보다 새 인수자를 얼마나 신속히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28일 JTBC에 대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절차를 종료하고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JTBC는 지난 6월 12일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뒤 ARS를 통해 채권단과 자율 협상을 벌여 왔다. 그러나 추가 연장 신청 없이 정식 회생절차로 전환했다. JTBC는 채권자 권익 보호를 위해 회생절차 개시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성장, 제작비와 인건비 상승, 방송광고시장 축소, 올림픽 중계권료 지급에 따른 단기 대규모 지출, 중앙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 등을 JTBC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들었다. 기존 TV광고 중심의 수익 기반이 약화한 상황에서 콘텐츠와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선투자 부담이 겹쳤다는 의미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JTBC는 법원 감독 아래 채무를 조정하면서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 법원은 별도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현 경영진에 회사를 맡기는 관리인 불선임 결정을 내렸다. 다만 경영진의 귀책사유가 드러날 경우 교체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JTBC는 10월 8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고, 11월 6일까지 채권신고를 받는다. 한영회계법인의 채권조사와 관계인 설명회를 거쳐 내년 1월 29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내야 한다.
시장에서는 인수자를 먼저 찾고 이를 회생계획안에 반영하는 인가 전 M&A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인수자가 유상증자나 신주 인수 등을 통해 자금을 투입하면, 그 재원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하고 재무구조를 다시 짜는 방식이다. 채권단은 단순 출자전환보다 현금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인수자는 기존 채무를 회생계획에 따라 정리한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 JTBC도 회생절차 개시와 동시에 매각을 공식화해 이 같은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매각의 대상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앙홀딩스는 JTBC 지분 약 25.01%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중앙일보는 약 4.9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와이홀딩스도 약 6.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회생 M&A는 기존 대주주의 구주 매각만으로 끝나기보다 신주 발행, 감자, 채권의 출자전환 등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중앙홀딩스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크게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JTBC가 보유한 핵심 자산은 종편 채널의 브랜드와 편성·광고 영업망, 뉴스·예능 제작 역량, 스포츠 중계 및 콘텐츠 유통 네트워크다. 100% 자회사인 스튜디오아예중앙도 매각 실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드라마·영화 제작의 핵심인 SLL중앙은 JTBC 직접 자회사가 아니라 콘텐트리중앙 산하 별도 계열사여서, JTBC 매각만으로 SLL의 제작 자산과 판권이 함께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인수자에게는 전국 단위 방송 채널과 콘텐츠 사업 기반을 한꺼번에 확보할 기회지만, 광고시장 침체와 제작비 상승, 자회사 자금거래 및 계열사 간 보증 관계, 종편 규제 등은 부담이다. 특히 최대주주 변경에는 방송사업자로서의 공적 책임과 재정 능력, 사업계획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어 일반 기업 매각보다 절차가 복잡할 수 있다.
JTBC는 연말까지 채권조사를 마치고 내년 1월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 기간 인수 후보를 확보해 매각 조건과 채권 변제안을 함께 제시할 수 있다면 회생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원매자 확보가 지연되면 추가 자산 매각과 비용 구조조정,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 조정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