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산의 암반이 무너지면서 대량의 암석과 빙하가 쏟아져내리면서 1800명 이상의 사상자를 초래한 네팔의 대규모 홍수·산사태를 불러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28일(현지시간) A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질학자들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홍수 발생 지역인 네팔 동부 바그마티주 티베트 접경 지역의 랑탕 리룽 봉우리인근의 빙하 아래 암반이 붕괴하면서, 거대 빙하를 함께 쓸고 내려가 계곡으로 쏟아내린 것을 확인됐다.
댄 슈거 캐나다 캘거리대 지질학 부교수는 “사진을 통해 해당 지역 전체를 가감없이 볼 수 있었다”며 “단순히 빙하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산비탈 암반의 훨씬 더 큰부분이 함께 무너진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빙하 일부를 동반한 대규모 암반 붕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발 약 5200m 지점에 있던 빙하가 무너져 계곡 바닥을 향해 가파르게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얼음이 녹고 퇴적물이 함께 휩쓸려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들 얼음과 낙석 등이 보테코시강의 지류인 렌데 콜라강을 막아 물이 급격히 차오르다가 결국 하류에 홍수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히말라야 빙하 관련 재해 연구자인 사이먼 앨런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원도 위성사진과 현장 사진의 초기 분석 결과 “확인한 사실은 대규모 얼음 눈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앨런 연구원은 “아마도 얼음과 암석이 섞인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유동성을 띠게 되었고, 결국 파괴적인 홍수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의 올턴 바이어스 선임연구원은 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와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지고 고지대에서 막대한 양의 눈과 얼음이 무너져 내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어스 선임연구원은 “모든 지표가 지구 온난화 추세의 영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이번 (대홍수) 사례에서는 수천 년 동안 고지대의 암석·얼음·토양·빙하를 단단하게 지탱해 주던 영구 동토층이 이제 약해지고 불안정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바이어스 연구원은 이번 홍수가 자신이 목격한 빙하 관련 홍수 중 단연 최대 규모라면서 해당 지역이 피해를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네팔과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발생한 이번 재해로 네팔과 티베트자치구 양쪽에서 발생한 전체 사망자 수는 472명이며, 실종자 수는 1500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네팔에서는 469명이 숨지고, 티베트자치구에서는 3명이 사망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