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대학원생 살해∙유기’ 30대 강사, 사이코패스 검사 거부… 경찰, 시신 수색에 난항 [사건수첩]

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대학원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전국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된 30대 중국인 시간강사에 대해 경찰이 수색과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전날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정모(31)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정씨가 거부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경산 중국 유학생 살해 피의자가 27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대구지법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정씨가 훼손한 A(25)씨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군포와 경주 안강∙불국사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범행의 잔혹성을 고려해 대대적인 수색 인력을 투입했으나, 정씨가 시신을 여러 지역에 분산 유기해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애초 동의했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가 검사 결과가 재판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피의자 동의를 전제로 진행되는 만큼 경찰이 강제할 수는 없다. 그는 전날 변호인을 선임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법적 조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두 사람의 정확한 관계와 범행 전후 상황을 파악 중이다. 범행 직후 정씨가 내다 버린 것으로 확인된 숨진 A씨의 휴대전화를 찾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10시30분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여장한 채 주거지를 빠져나오는 경산 중국인 유학생 살해 피의자 모습. 연합뉴스

앞서 그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에 살해했다”고 범행 일부를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동기에 대해선 “A씨가 자신에게 결혼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큰 싸움이 났고, 화가 나 살해했다”며 A씨와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다고 보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범죄의 잔인성 등을 고려해 정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신상정보 공개위원회 개최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A씨 유족도 이날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경찰은 유족을 대상으로 상담 등 피해자 가족 지원을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최대한 수습해 부검할 방침”이라며 “향후 정씨에게 사체 훼손∙시신 유기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씨는 지난 20일 새벽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집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전국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하거나 여장을 한 채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까지 이동해 피해자 A씨의 휴대전화를 끈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