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하기 위해 3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에 나섰다. 비만·당뇨 치료제(GLP-1) 열풍으로 급성장 중인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에 진출해 사업 영역과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단숨에 확장하기 위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속도감있는 투자를 통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를 최소화하는 한편,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를 토대로 글로벌 최고 수준 CDMO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달 자금은 모두 CDMO 경쟁력 강화에 투입한다. 조달 자금 중 2조7062억원을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다. 나머지 2948억원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투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17일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대금은 14억6000만스위스프랑(약 2조7000억원)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하면 전 세계 제약 및 바이오 시장에서 주목받는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인 펩타이드 CDMO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펩타이드는 최근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비만치료제의 핵심 원료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유럽과 미국, 인도 등 5개 나라에 6개 거점을 보유한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향후 성장에 있다.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은 2025년 940억달러(약 130조원)에서 2031년 2000억달러(약 27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13.4%에 달한다. 주요 비만·당뇨 치료제가 펩타이드 기반인 만큼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 뒤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78만5000리터(L)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138만5000L까지 키워 글로벌 CDMO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단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진해온 이른바 ‘3대축 확장’ 전략과 연결된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추가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항체의약품에서 mRNA·ADC·펩타이드로 모달리티를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생산거점까지 확보해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부문에선 세계 1위, CDMO 매출 및 종합 순위에서는 스위스 론자와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과 함께 글로벌 톱3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통해 항체의약품 중심에서 펩타이드 영역까지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겠다는게 삼성바이오로직의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연내 완료할 것”이라며 “항체의약품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포트폴리오 다각화하며 멀티 모달리티 CDMO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