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슬램덩크 성지’, ‘오버투어리즘’에 몸살…결국 숙박세 걷는다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가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숙박세 도입을 추진한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가마쿠라시는 다음 달 2일 개회하는 정례 시의회에 1인당 1박에 300엔(약 2600원)의 숙박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2027년 10월부터 숙박세를 부과하는 것이 목표다.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등장해 세계적인 명소가 된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유튜브 영상 캡처

다만 아직 최종 확정된 제도는 아니다. 가마쿠라시는 2026년 6~7월 숙박세 도입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했고, 9월 시의회에 관련 조례안을 제출한 뒤 총무성과 협의를 거치게 된다.

 

숙박세 도입을 검토하게 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오버투어리즘이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지에 관광객들이 과도하게 몰려들면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가마쿠라시는 2024년 한 해 동안 약 1594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했다. 관광객이 몰리는 특정 지역에서는 주민 생활을 침해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시는 좁은 공간에 한때 1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고, 주변 사유지 침입이나 각종 민원이 발생하는 등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등장한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인근 건널목은 이른바 ‘성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몰렸고, 도로를 점거하거나 무단 촬영을 하는 등의 문제가 반복됐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까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요인이 됐다. 올해 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드라마 ‘이 사랑은 통역되나요?’에 가마쿠라와 에노시마 일대가 등장하면서 해외 팬들의 방문이 늘었다. 특히 고쿠라쿠지역과 인근 건널목 등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주택가 소음과 무단 촬영, 사유지 침입 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넷플릭스 드라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 등장한 가마쿠라. 넷플릭스

가마쿠라시는 이미 관광객 분산과 주민 생활 보호를 위한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에노덴 혼잡과 주민 불편을 이유로 일부 파크앤드라이드 사업을 종료하거나 중단했다.

 

숙박세로 확보한 재원은 관광객 수용 환경 개선과 관광 진흥, 주민과 관광객의 공존을 위한 사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시는 공중화장실과 관광 안내시설 등 관광 인프라를 정비하고, ‘책임 있는 관광’을 추진하기 위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오버투어리즘 현상에 시달리는 지역으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위스의 알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관광객 제한을 위해 각종 세금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서울 북촌 한옥마을·이태원, 전주한옥마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