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경과 취소·무효를 합하면 2021년 78명, 2022년 63명, 2023년 55명, 2024년 79명, 지난해 79명 등 5년간 354명의 징계 결과가 소청에서 바뀌었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의 전체 경찰공무원 사건 처리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소청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공무원 관련 소청 처리 건수는 411건으로, 2021년 306건에서 34.3% 증가했다.
심지어 소청 절차를 거쳐 퇴직을 면하고 복직한 사례도 있다.
2024년 광주에서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가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경찰관은 해임됐다가 소청을 통해 강등으로 감경됐다. 해임 처분이 강등으로 바뀌면서 해당 경찰관은 경찰 신분을 유지하고 복직 절차를 밟았다.
소청 이후 행정소송을 통해서도 징계가 뒤집힌 사례가 적지 않다.
경찰이 징계 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처분이 취소되거나 취소 뒤 다시 징계한 인원은 2021년 4명, 2022년 11명, 2023년 5명, 2024년 6명, 지난해 2명 등 5년간 28명이었다.
최근 일선 경찰관부터 지휘 책임을 맡은 간부까지 각종 비위와 부실 업무처리가 잇따르면서 징계 제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제주에서는 지난 5월 30대 여성 실종 신고를 받고도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신고 접수 약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한 혐의로 담당 경찰관이었던 A 경장이 구속됐다.
광주 장윤기 사건에서는 수사팀이 주요 증거를 확보하지 않고 현직 경찰관인 장씨의 아버지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 지역에서는 기혼인 경찰서장이 관사에서 부하 직원과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한 사실이 드러나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박상웅 의원은 "각종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경찰의 기강 해이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뜻"이라며 "국민에게 법과 원칙을 요구하기 전에 경찰부터 스스로 기강을 바로 세우고, 비위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소청에서 징계가 반복적으로 감경된다는 것은 그만큼 원징계 단계의 판단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처음 징계할 때부터 당사자의 소명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실관계와 책임 정도에 맞는 처분을 내려야 징계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안에서는 처분이 약할 경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일단 강하게 징계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비위자를 강하게 처분해 조직 전체의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일종의 꼬리 자르기식 대응도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