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고수온 등 이상기후로 급등한 농수산물 가격이 외식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의 충격이 저소득층에 더 집중되는 가운데 대표적 서민 음식인 김밥을 주로 파는 분식점들이 31개월째 줄폐업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하며 서민 경제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30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비 지출은 89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다. 소득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는 65만7000원으로 6.9% 늘어 전체 소득계층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도 47만3000원으로 6.1%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137만8000원으로 증가율이 1.8%에 그쳤다. 전체 가계지출 대비 식비 부담은 1분위가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해 30.3%로 가장 높았다. 2분위도 27.2%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17.8%로 오히려 0.4%포인트 낮아졌다.
이 가운데 서민 음식인 김밥을 주로 파는 분식점은 김과 각종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마저 상승해 점포수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분식점 사업자는 4만7863명으로 2023년 12월 이후 31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은 최저임금은 올해(1만320원) 2.9% 오른 데 이어, 내년(1만700원) 3.7% 상승한다.
문제는 반도체발 성장 호조에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세가 여러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호황이 결과적으로 향후 저소득층의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수요 주도 물가 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수요측 압력이 크고 근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보인 4번의 시기는 임금과 자산 가격이 크게 올라 가계의 소비 여력이 개선돼 소비 확대로 이어지면서 근원물가가 상승했다. 이러한 수요 주도 물가 상승기는 가격 상승세가 더 광범위한 품목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압력이 높은 시기에 국내총생산(GDP)갭률이 1%포인트 확대될 때 근원물가 상승률은 약 0.1~0.4%포인트 높아졌다. 보고서는 “향후 국내 근원물가는 수요측 물가 압력이 점차 확산하면서 2% 중후반의 높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