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와 대규모 석유 개발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배신”, “약탈”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에 관한 합의를 이뤘다”며 “미국 납세자 부담 없이 베네수엘라의 650억배럴 이상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AP통신에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새로 설립될 기업에 100년간 유전 개발권을 부여했으며, 미국 측은 지분과 원유 원가 매입권 등을 통해 이 회사 실질 생산량의 55%를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이번 협정을 둘러싼 반발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주요 야당 지도자인 후안 파블로 구아니파는 “나라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를 망가뜨린 집권 세력이 이 합의로 들어올 돈을 관리하는 한 우리는 진흙 위에 마천루를 짓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여당 출신 윌리엄 로드리게스 전 의원도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배신”이라고 규탄했고, 라파엘 라미레스 전 석유장관도 “우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약탈”이라고 비판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좌파 단체들이 “양키는 베네수엘라에서 떠나라”는 팻말을 들고 미국의 석유 자원 통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반발이 거세지자 로드리게스 대통령은 29일 TV 연설을 통해 미국과의 에너지협정이 국가의 미래를 형성할 “역사적 거래”라며 진화에 나섰다. 로드리게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자원에 대한 소유권과 주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개발 자원을 생산 확대와 일자리 창출, 인프라 투자 등에 활용해 경제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