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사망 800여명… 한국인 9명 수색 ‘빈손’ [네팔 대홍수]

티베트 포함 실종자 3000명 넘어
네팔, 입장 바꿔 해외국 지원 승인
韓·中·印 등 터널 구조·감식 돕기로

헬기 2차례 수색 韓 실종자 못 찾아
악천후로 현지 운항 허가도 난항
두산 회장 네팔行 직원 수색 지휘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발생한 네팔·티베트 홍수가 발생한 지 닷새째를 맞았지만 실종 한국인 수색 작업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차 홍수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악천후 등으로 수색 작전은 난항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체 사망·실종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네팔 당국은 한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의 지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30일(현지시간) 히말라야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돌발 홍수로 최소 752명이 사망하고 약 2500명이 실종되었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 언론이 밝힌 티베트 지역 사망자는 최소 16명, 실종자는 546명으로 양 지역 합계 사망자는 최소 768명, 실종자는 3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26일 네팔 중북부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현지에서 수력발전소를 짓던 한국인 근로자 9명의 연락이 두절되면서 해당 기업이 27일 현지로 대응 인력을 급파했다. 사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2023년 홍보 영상을 통해 소개한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일대 모습.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의 설계·조달·시공(EPC) 공사를 수행 중이다. 연합=두산에너빌리티 TV 유튜브 캡처

시시각각 늘어나는 사망자에 네팔 정부는 외국 수색·구조팀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기존 결정을 바꿔 터널 구조와 유전자(DNA) 검사, 법의학 감식 등 3개 분야에서 해외 국가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네팔 카트만두포스트는 네팔 정부가 한국과 인도, 중국, 호주 등 4개국에 대해 전문가와 기술진 파견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네팔에 파견한 신속대응팀은 실종자 9명 수색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전날 오전 11시45분과 낮 12시38분에 신속대응팀이 확보한 헬기 1대가 두 차례 현장으로 출발해 수색 활동을 실시했다”며 “안타깝게도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7일 11명으로 구성된 1차 신속대응팀을 파견한 데 이어 전날 9명 규모의 2차 신속대응팀을 추가로 파견했다. 2차 신속대응팀은 현지 수색을 위해 드론을 가져갔다. 다만 드론 역시 현지 당국의 운용 허가가 필요해 헬기 수색과 별개로 신속대응팀이 현장 상황을 판단해 투입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대응팀도 현지에서 헬기를 빌려 수색작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상 여건이 나쁜 데다 네팔 군 당국의 헬기 운항 허가가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전날 네팔 현지에 도착해 수색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영혁 한국남동발전 사장 직무대행은 이날 2차 대응반을 이끌고 네팔로 출국했다.

 

이런 가운데 피해 지역의 강물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 네팔 당국은 구조대에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NDRRMA)은 이날 오전 7시20분(한국시간 오전 10시35분) 경보를 통해 “라수와 지역 보테코시강의 홍수 유량이 더욱 증가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경고했다. 범람 우려가 나왔던 티베트자치구 지룽현에 형성된 ‘자연댐 호수’는 일단 수위가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네팔 재난관리청은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